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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손흥민이 흥이 나도록, ‘민첩한 역습’ 가다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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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슈팅 ‘제로’…풀백처럼 움직이다보니 골 사냥 집중 못해

멕시코처럼 빠른 역습 때 전방까지 연결하는 패스 효율성 높여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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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6·토트넘)은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칼’이다. 유럽 무대에서 지난 2년간 39골을 쏟아낸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골잡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손흥민이라는 ‘칼’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있다.

16강 진출의 가장 큰 고비라던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1차전이 그랬다. 손흥민은 득점은커녕 슈팅도 단 1개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 전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측면 날개라는 보직을 맡은 그는 상대에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는 데 주력했다. 전반 34분 하프라인부터 50m 가까이 질주한 드리블 돌파가 유일하게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실제 기록을 살펴봐도 두 차례의 키패스와 평균 이상의 패스 성공률(77.7%)을 보여줬을 따름이다.

손흥민을 제대로 살리려면 왜 손흥민의 위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가부터 분석해야 한다.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왔다. 최근 평가전에서 중앙 공격수로 뛰었지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왼쪽 측면에서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스웨덴전에선 손흥민이 마치 풀백처럼 움직이다 보니 효과적인 역습을 펼치지 못했다.

김세윤 전 축구대표팀 비디오분석관은 “패스가 많이 안 오다 보니 손흥민이 내려와 볼을 잡고 드리블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손흥민도 “토트넘에선 최고의 선수들이 많고 나에게 좋은 패스가 주어지지만, 대표팀에선 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 것 외에도 더 많은 거리를 뛰면서 공격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고 아쉬움을 내비친다. 김 전 분석관은 “상대 골문에서 멀어질수록 파괴력은 반감된다. 패스가 많이 안 오더라도 볼을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받을 수 있도록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과의 호흡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측면 날개로 호흡을 맞춘 황희찬과는 콤비네이션 패스가 단 1개에 그쳤다. 김 전 분석관은 “서로 간에 역할과 상황에 따른 움직임 변화의 폭, 전술적인 약속 등을 신태용 감독이 명확하게 정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이나 아이슬란드의 길비 시귀르드손(에버턴) 등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들은 손흥민과 달리 조금 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고 있다.

멕시코는 한 수 위의 독일을 맞아 철저히 준비된 빠른 역습으로 승리를 낚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도 멕시코처럼 역습의 기점이 되는 선수를 중심으로 전방까지 연결하는 패스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조언했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춘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를 노리기 위해선 손흥민이 살아야 한다. 최적의 포메이션이나 2선 지원 방식 등 그의 스피드와 슈팅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해 보인다.

<모스크바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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