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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의술 인술]심혈관질환자 미세먼지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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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세먼지가 다양한 질병의 위험요소가 됨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장기적으로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할수록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과 심부전 악화 등 심혈관질환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다. 또 최근에 여성 혹은 비만한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음이 보고됐다.

더욱이 초미세먼지는 짧은 기간 노출돼도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을 높이고, 일부 민감한 심혈관환자들은 몇 시간 정도의 노출만으로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삽입형 제세동기를 삽입한 환자들의 심전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치명적 부정맥이 발생하는 날과 응급실 방문 빈도가 ‘나쁨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이는 날과 겹치거나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미세먼지 노출은 죽상경화증의 발생과 진행을 촉진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심부전 및 당뇨병을 포함한 여러 다른 만성 심혈관질환들을 유발 혹은 악화시키는 기전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 제시됐다.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100㎚(나노미터) 이하의 극초미세먼지의 유해성 또한 조명되고 있다. 극초미세먼지는 디젤 등 내연기관에서 주로 배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 생활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비록 현재 연구보고서의 초점이 미세먼지에 있지만, 다른 대기오염물질들 역시 단독으로 또는 미세입자들과 결합해 심혈관계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이 제시되고 있어, 여러 가스 형태의 오염물질들(오존, 이산화질소 등)로 인해 야기되는 독립적인 심혈관계 위험들과 관련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일기예보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일기예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치를 확인하고 일상생활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외출제한이 권장된다.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심혈관질환자들을 위한 권장수칙은 첫째, 현재 받고 있는 적절한 치료를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세먼지로 인한 다양한 질병의 발병과 악화에 있어 정상인보다 고령(75세 이상)이나 당뇨, 비만 등 감수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현재의 치료는 미세먼지가 야기하는 질환 발병도를 줄여주고 치료 중인 질환의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실내에 들어오면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다. 개인위생에 좀 더 신경을 쓰기만 해도 미세먼지가 기도로 흡입돼 생길 수 있는 감염과 이차적으로 전신염증반응의 예방이 가능하다. 또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심뇌혈관질환의 악화를 줄인다.

셋째, 심혈관질환자의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에 대해선 명확한 결론이 없어 담당 주치의와 상의 후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방생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은 개인이 아닌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문제인 만큼 모든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효성 있는 정책집행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정보영 |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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