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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SF2018]김동신 대표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은 BTS와 북한뿐…디지털 소통역량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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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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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실리콘밸리에서 한국(Korea)에 관한 얘기가 들릴 때는 방탄소년단과 북한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전세계 11~12위인데 앞으로도 이같은 영향력이 과연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19일 열린 제9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디지털 신세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강연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학습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글로벌 시장에 메시징 솔루션을 공급하는 센드버드야 말로 이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첨병에 있다. 센드버드가 만든 메시징 솔루션 프로그램은 미국 커뮤니티 웹사이트인 래딧(REDDIT), 인도네시아 대중교통 인프라앱인 고젝(gojek) 등 해외 기업은 물론 티몬·신세계·넥슨 등 우리나라 기업이 고객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채널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만큼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소통의 특성에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이에 맞는 소통 툴(tool)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대화는 같은 시간에서 같은 장소에서 사람들이 대화하지만 디지털은 시간과 장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수많은 대화가 동시발생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대화통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김 대표는 “상대방이 잘 때,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때 영업용 메일을 보내면 ‘읽씹’(읽었지만 답장을 하지 않는다는 속어) 당할 확률이 늘어난다”며 “수신자의 상황에 대해 배려해 최대한 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정·말투·상황 등 비언어적인 요소가 메시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아날로그 대화와 달리 디지털 대화는 언어가 곧 전달하는 메시지다. 대화 상대들이 처한 상황,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만큼 듣는이가 알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전달해야 한다. 김 대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문맥(high context) 대화기법을 저문맥(low context)으로 바꾸는 능동적인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야 하는 것 역시 물론이다. 13시간 차이가 나는 미국과 한국에 사는 이들이 일할 수도 있고 직원들이 쓰는 언어가 다를 수도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같은 원격근무가 이미 일상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39개국에 250명이 임직원을 가지고 있는 깃랩(GitLab)은 사무실이 없다. 64개국에 738명의 임직원이 있는 워드프레스(wordpress)라는 회사 역시 마찬가지”라며 “전 세계에 임직원을 두고 있는 회사가 사무실도 없이 원격으로 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의 복사, 확산이 빠르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 잘못된 정보(가짜뉴스) 등을 어떻게 통제할 지 역시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일종의 ‘언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도구라면 비싸지만 사용하고 적용해야 한다”며 “이는 일개 IT부서가 할 일이 아닌 이 사회를 이끄는 조직 리더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사적인 조직 문화를 변화하는 일은 우리가 계속 노력할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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