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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승기] 6년 만에 환골탈태… 편의사항 많아 패밀리카로 부족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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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카로는 제격… 아쉬운 주행감은 극복해야

산타페 가솔린 2.0 터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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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4세대)로 찾아온 현대차 싼타페가 화제다.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1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지난해 국내 판매 1위 그랜저마저 제쳤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세단을 넘어서 국민차 반열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싼타페 돌풍 원인이 무엇인지 시승해봤다.

시승한 싼타페는 3세대 첫 출시 때인 2012년 단종됐다가 지난해부터 재생산에 들어간 가솔린(2.0 터보) 모델로, 가격이 디젤에 비해 최고 600만원 가량 저렴하다. 4세대 싼타페는 외관부터 우람하다. 덩치는 기존보다 전장 70㎜, 폭은 10㎜ 각각 증가했다. 1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전장이 270㎜나 늘어 대형SUV를 방불케 한다. 트렁크 공간도 625ℓ나 돼, 넉넉한 공간이 필요한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커진 덩치에도 위아래로 나뉜 주간주행등ㆍ메인램프를 따라 측면으로 이어진 캐릭터 라인과 휠 아치가 날렵하게 디자인돼, 첫 인상이 한층 더 날카롭고 군살 빠진 다부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내부는 여유롭다. 2열에는 성인 남성 3명이 앉기에도 충분하다. 시트 위치도 손쉽게 조절되며 안전 하차 보조(SEA) 시스템과 뒷자리 승객 알림(ROA) 기능 등이 있어 패밀리카로 부족함이 없다. 운전석은 최근 출시한 현대차와 같이 내비게이션이 정면에 자리 잡은 수평형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가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제공한다. 편의성 측면에서 최근 출시된 국내 신차 가운데 제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가솔린엔진다운 정숙성과 함께 부드럽게 출발한다. 덩치에 비해 조향감도 예리한 편이어서 도로를 잘 따라간다. 다만 1세대 모델부터 이어지는 롤링 현상(위아래, 좌우 흔들림)은 여전히 완전하게 제어하지 못했다. 속도를 낼수록 좌우 흔들림이 커져 불안했고, 코너에선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만 했다. 세단과 다름없는 주행감을 보이는 수입 SUV와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SUV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바뀌는 추세를 감안하면 싼타페도 ‘잘 달려야 한다’는 기본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

가솔린 모델의 한계도 느껴졌다. 디젤 모델보다 부족한 토크로 인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속도를 계속해서 받쳐주는 힘이 부족한 점은 이해할 수가 없다. 작은 심장을 넣은 것처럼 뒷심이 부족하다면 가솔린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연비도 아쉬웠다.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가 고루 섞인 수도권에서 110㎞를 시승했는데, 연비는 ℓ당 7.3 ㎞에 불과했다. 소형SUV 코나 가솔린 모델은 거친 시승에도 상대적으로 고연비(ℓ당 9.8㎞)에, 세단 못지 않은 주행감을 느꼈던 것을 떠올리면 중형SUV의 한계가 느껴진다.

싼타페는 너른 공간에, 편의사항 많은 가족형 차를 원한다면 크게 부족함 없는 SUV다. 하지만 운전의 즐거움을 따지는 운전자에게는 만족을 주기 힘들어 보인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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