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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베이징 도착 직후…김정은 3차 방중 ‘깜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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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관영매체 베이징 도착 직후 보도

일정 마치고 중국 떠나야 공개하던 관행 깨져

북한도 일정 보도에 동의한 듯

김정은 전용차 실은 수송기 대동 새로운 관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9일 세번째 중국 방문은 이전과 달리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중국 관영매체 보도로 확인됐다. 북한 지도자가 중국땅을 벗어나기 전까진 방문 사실을 공개하지 않던 관행이 깨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일정이라는 점에서 북한도 중국의 ‘보도를 통한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오전 10시3분(현지시각) 모바일앱 속보를 통해 김 위원장이 19~20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전용기 ‘참매 1호’로 이용해온 ‘일류신-62’ 항공기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였다. 10시20분께는 김 위원장의 전용차 ‘메르세데스 벤츠 S600 풀만 가드’를 비롯해 승용차, 버스 등 대규모 차량 행렬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중국 당국도 이어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확인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자 국무위원장이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히고 “이번 방문이 북-중관계를 한층 심화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방중 사실을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지도자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중국땅을 벗어난 뒤에야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김정은 위원장의 첫 방중이었던 지난 3월25∼28일 당시 중국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중국땅을 빠져나간 28일 오전에야 관영매체를 통해 방중 사실을 내보냈다. 김 위원장이 5월7∼8일 랴오닝성 다롄을 찾았을 때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에서 출발한 8일 저녁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나서야 관련 보도를 내놓았다.

이런 관행은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이어져온 북한과 중국의 특수관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다른 나라 정상들과는 다른 의전과 경호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대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이기도 했다. 북한으로선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던 전통을 이어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중국 관영매체들이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한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한 외교관은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바로 공개한다는 것은 대외관계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으며, 이를 토대로 개방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대외관계에서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징후는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지난 10∼13일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도 나타났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과 싱가포르 도착,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전망대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등을 다음날 신속하게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마리나베이의 대형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에선 동행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도 새로운 관행으로 굳어질 듯하다. 김 위원장은 1차 방중 때는 전용열차를 이용했으나, 2차 방중 때는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탔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 안전과 경호 등의 이유로 전용열차를 고집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옛소련이나 동유럽 국가, 제3세계 국가들을 방문할 때 항공기를 애용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이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는 '일류신-76' 고려항공 수송기도 내려앉았다. 고려항공 수송기는 김 위원장의 전용차와 각종 물품을 실어나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항공기를 이용할 때마다 전용차를 실은 수송기를 대동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권위와 안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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