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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월드컵] 조현우의 선방 릴레이, 오버랩 된 ‘골키퍼 수난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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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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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거의 매번 약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약한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한국이 강한 골키퍼를 가질 수 있었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야 이룬 월드컵 본선 첫승은 조금 더 일찍 달성됐을지 모를 일이었다. 한국은 32년만에 본선 무대를 다시 밟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골키퍼 실수로 맥없이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멕시코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2차전 불가리아전에서 골키퍼 오연교가 골문을 버리고 나와 펀칭한 볼이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상대에게 연결돼 어이없이 실점했다. 김종부의 후반 동점골로 1-1로 비겼지만 선제 실점이 아니었다면 이길 여력이 있는 경기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벨기에전에서도 최인영이 역시 골문을 비우고 나온 틈에 실점하며 경기 균형이 넘어갔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독일전에서 최인영이 골문에서 경직된 동작을 보이며 대량 실점을 해 후반 맹추격을 하고도 한 걸음이 모자랐다. 한국 축구는 이운재가 수문장으로 나선 2002년 대회 이후에서야 그나마 골문 싸움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18일 열린 러시아월드컵은 어찌 보면 골키퍼만이 돋보인, 한국 월드컵 역사에서는 아주 드문 경기였다.

이날 깜짝 선발로 나온 조현우(27·대구 FC)는 연이은 선방으로, 한국 대표팀을 대량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0-1로 패한 것이 결과적으로 매우 아팠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3~4점차 대패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온 것도 한국 골문에서 슈퍼 세이브가 여러개 나왔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경기 뒤 FIFA(국제축구연맹)도 그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홈페이지는 ‘조현우가 꿈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는 기사로 “조현우가 스웨덴의 전반 득점을 저지하며 노란 물결도 저지했다”고 호평했다.

영국의 축구 전문매체인 ‘HITC’는 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반응을 조현우의 활약을 부각시켰다. ‘조현우를 영입하려면 얼마가 필요하냐’는 내용의 글들이 이어진 가운데 영국프로축구 리버풀 FC의 한 팬은 “조현우가 로리스 카리우스(리버풀 골키퍼)보다 낫다‘고 적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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