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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P “KAI, 방산비리에도 美공군사업 따내”…美 고등훈련기 사업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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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언론이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을 준비 중인 한국항공우주(KAI)를 겨냥해 ‘방산비리’를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KAI 측은 “절차를 지켜 수주했다”며 반박했다.

KAI는 올해 하반기 약 2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인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룬 KAI는 보잉-사브 컨소시엄 등 다른 2곳의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가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을 수주할 경우, 미 공군에 약 300대의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수출하게 된다. KAI는 이를 통해 전 세계 공군 훈련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추가로 수조원~수십조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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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측이 지난 2015년 말 공개한 미국 수출용 T-50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보잉 등 경쟁사인 미국 방위산업체의 견제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업체 선정을 앞두고 미 언론에서 KAI 관련 ‘악재’가 보도됨에 따라 KAI의 미 고등훈련기 사업이 순항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KAI가 방산비리로 수사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F-16 정비’ 등 미국 공군사업을 수주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AI는 미국 정부의 기준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모두 등록하는 등 관련 절차를 충실히 따랐다고 반박했다.

보도에 따르면 KAI는 지난해 10월11일 분식회계와 원가 부풀리기 등의 혐의로 전현직 경영진 9명이 한국 검찰에 기소된 지 2주일 후 미 공군의 기업 도덕성 심사를 통과하고 4880만달러(약 540억원) 규모의 5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미 공군 및 태평양공군 소속 F-16 전투기 90여대에 대한 창정비와 기골보강 사업이다.

KAI는 기소 전 미국 정부의 인증을 받기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 또는 경영감독 직무를 수행하는 주요 인사가 최근 3년 동안 기소됐거나 기소절차가 진행 중인가’라는 항목에 ‘아니오’라고 기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KAI가 경영진 기소 후에도 수정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연방정부 데이터베이스에도 여전히 KAI가 경영진 기소 사실에 관한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군에서 16년 동안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스티브 쇼는 WP에 “기소 사실이 있는데 기업이 해당 항목에 체크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KAI는 미국 정부의 기준에 맞춰 SAM(미국 연방정부 조달 통합관리시스템)에 필요 정보를 다 등록했다는 입장이다. 이 정보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하며 현재 갱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임원이 기소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등록 절차를 보면 미국 현지에서 기소된 임원이 있으면 통보하라는 것이지 한국에서 기소된 임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임원이 기소된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고 KAI 측은 밝혔다.

또한, WP는 KAI가 미 공군 사업을 수주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게서 법률 자문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코언의 법률자문회사는 KAI에 6개월 가까이 회계 관련 자문을 했는데, 검찰의 경영진 기소와 미 공군 사업 수주가 모두 이 기간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산 전투기를 더 구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측에는 KAI와 록히드마틴의 훈련기를 사줄 것을 요청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또 그로부터 몇 주 후 KAI가 코언의 회사와 자문 계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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