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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철밥통' 공공기관 호봉제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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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보수체계 개편 추진]

100여곳 공공기관 호봉제 폐지될 전망

하반기 구체안 논의 뒤 내년부터 시행

'朴정부 성과연봉제' 백지화 후속조치

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내년부터 공공기관 호봉제가 전면 폐지된다. 직무에 따라 임금(기본급)을 차별화하는 직무급제가 도입된다. 박근혜정부 때 도입돼 논란이 된 성과연봉제를 사실상 청산하고 공공기관 ‘철밥통’ 임금 구조를 개혁하는 취지에서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호봉제의 폐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보수체계 운용방향’을 내달 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전체 공공기관(338곳) 중 호봉제를 시행 중인 약 100여곳 10여만명 직원들에게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유형을 구분해 8가지 보수체계 개편 실행방안을 가이드라인으로 내달 제시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기관별로 구체적인 보수 체계를 노사 합의로 마련하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직무에 관계없이 근속연수가 쌓이면 매년 기본급이 자동 인상된다. 이 결과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의 연평균 보수(작년 기준)는 6706만7000원에 달했다. 내년부터 직무급제가 시행되면 업무 성격, 난이도, 책임 정도 등으로 직무를 나뉜 뒤 직무 단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게 된다. 소속 공공기관이 다르더라도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게 된다.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가스·철도·도로공사 등 호봉제를 시행 중인 공공기관의 보수 체계가 전면 개편되는 셈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박근혜식 성과연봉제에 반대한다”면서 “단순히 연공서열대로 급여가 올라가는 구조 역시 맞지 않다”며 직무급제 도입을 시사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7월31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성과연봉제 평가 항목을 폐지했고 이번에 직무급제 도입에 나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연말까지 공공기관을 환골탈태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성공하려면 2년 차에는 호봉제 폐지 등 인기 없는 개혁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호봉제=직무에 관계 없이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매년 기본급이 자동으로 인상되는 보수 체계다.

※연봉제=각 기관별로 성과 등을 평가한 뒤 보통 1년 단위로 보수를 결정해 지급하는 제도다.

※직무급제=업무 성격, 난이도, 책임 정도 등으로 직무를 나뉜 뒤 직무 단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서로 다른 기관에 소속돼 있더라도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는 ‘동일 노동-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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