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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자지구에서 박격포보다 강한 건?…'연'과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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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매달아 이스라엘 영토로 날려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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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팔라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국경에서 연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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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지대에서 폭발물을 매단 '연'과 '풍선'이 박격포 같은 기존 무기를 대체하는 공격 수단이 되고 있다.

연과 풍선을 바람에 날려 보내면 이스라엘군의 첨단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이스라엘 영토에 불을 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는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연날리기 전쟁'(Kite War)이 벌어지고 있다며 간단한 도구가 강력한 무기로 돌변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LAT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연과 풍선을 공격무기로 활용한 시점은 '위대한 귀향 행진'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다. 위대한 귀향 행진은 '팔레스타인 땅을 강탈한 이스라엘에 맞서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천과 넝마 등에 불을 붙인 뒤 이를 연에 매달아 이스라엘 영토로 날려 보내면 된다. 충격을 주면 폭발하는 간단한 부비트랩을 만들어 풍선에 다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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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트랩 등 폭발물을 장착한 풍선.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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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다 못해 원시적이기까지 한 방법이지만 그 효과는 뛰어나다. LAT는 연과 풍선 날리기 공격으로 이스라엘 영토 7410에이커(약 30㎢)가 불에 탔고, 이 가운데 1400에이커(5.6k㎢)의 밀밭이 소실됐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영토로 바람을 타고 날아온 연과 풍선 무기는 현재까지 모두 450여개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박격포나 로켓포 같은 재래식 무기를 뛰어넘는 성과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수차례 미사일 공격을 했지만,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 돔'에 대부분 차단돼 큰 타격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과 풍선은 공격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국경지대에서 날려 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영토를 나누는 분리장벽 인근에선 연을 바람에 띄우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17일에도 팔레스타인인 남성 5명이 분리장벽 인근에서 폭발물을 날려 보내려다 발각됐다. 이스라엘군은 "폭발물이 터져 테러리스트들이 다쳤다"고 밝혔다.

LAT는 연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자지구에서도 가난한 계층에 속한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하마스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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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작업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군.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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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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