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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붉은불개미 악몽 또?…평택당진항서 불개미 700여마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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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본부, 평택당진항서 붉은불개미 발견 지난 해 가을 유입돼 겨울 보낸 듯 "발견 즉시 신고해야 조기 퇴치 가능"

평택당진항의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이른바 '살인 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 떼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방역 당국은 야적장 주변의 개미서식지를 조사하는 한편 방제작업에 나섰다.

19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평택당진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20여 마리가 발견됐다.

유전자 검사결과 이 개미가 붉은불개미 일개미인 것을 확인한 검역본부는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소독과 방제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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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갖고 있는 붉은불개미(왼쪽)와 붉은불개미에 물렸을 때의 모습.불에 데인 것 같은 통증이 있다고 해 불개미라 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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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뤄진 정밀조사에선 붉은불개미가 최초로 발견된 야적장 인근 콘크리트 틈새 3곳에서 애벌레를 포함한 일개미 700여 마리가 채집됐다. 여왕개미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 가을경 평택당진항으로 유입된 붉은불개미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집을 짓고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변 환경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등 환경이 척박해 급속도로 번식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역본부는 여왕개미를 잡기 위해 두께 80㎝가량의 철근콘크리트를 부분적으로 걷어내는 방안을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를 하고 있다.

또 붉은불개미 발견지점 반경 100여m 지점의 적용 약제를 살포하고, 컨테이너의 경우 방제작업 후 출고토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부산 감만부두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지난 2월과 지난달엔 인천항과 부산 북항 등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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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홍콩에서 발견된 '살인 붉은 불개미'와 흡사한 종류의 불개미들. 2017.9.2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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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본부는 이 붉은불개미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평택당진항을 이용한 컨테이너 물동량 64만여TEU 중 중국 물동량이 56만여TEU로 88%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인천항과 부산항도 중국에서 들어온 들여온 고목 묘목과 건조 대나무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아직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 정밀 조사를 통해 군체 유무와 크기를 확인하고 방제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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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이 붉은불개미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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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발견지점 100m 이내를 방제구역으로 정하고 정밀 육안조사를 하는 한편, 독먹이 살포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화주에게는 붉은불개미 발견 시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붉은불개미의 번식·활동 여건이 좋아진다"며 "발견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종이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적갈색을 띠고 있으며 몸길이 3~6mm 크기로,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다. 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유발해 사망하기도 한다.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 명 이상 붉은 독개미에 쏘이며, 100여 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평택=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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