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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인 유니폼 드리고 싶다" 끝까지 팬 생각한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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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넥센 히어로즈 선발 로저스가 17일 고척 KIA전에서 0-1로 뒤진 4회 홈런으로 추가 실점한 뒤 새 공을 받아 살피고있다. 2018.05.1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내 사인 유니폼을 드리고 싶다.”

올시즌 넥센과 계약하며 2년 만에 KBO리그에 유턴한 에스밀 로저스(33)는 평소 개인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과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한화에서 뛸 때도 그랬고, 넥센에 와서도 그랬다. 선발 등판하는 날에도 라이브 방송을 켜는 로저스를 두고 이래저래 말도 많았지만 어찌됐든 로저스는 경기 외적으로도 팬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그런 로저스가 지난 18일 저녁 라이브 방송을 켰다. 평소와 같은 상황이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을 로저스의 방송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넥센이 부상한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NC에서 뛰었던 에릭 해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였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로저스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말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하철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로저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로저스의 방송을 보기 위해 들어온 팬들은 “그리울 거다”, “내년에 꼭 돌아와라”, “그동안 고마웠다” 등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팬들의 글을 본 로저스는 연신 “미안하다”, “그리울 거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한 팬이 넥센 선수단의 세리머니인 ‘원 팀’을 언급하자 로저스는 “더 이상 원 팀은 없다. 원팀은 끝났다”고 씁쓸하게 말하기도 했다. 넥센 뿐 아니라 한화에도 “KBO리그에서 뛸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로저스는 “내 유니폼에 사인을 해서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자신의 사인 유니폼을 원하는 팬을 물어보기도 했다. 자신을 응원해준 팬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은 로저스의 마음이었다. 그렇게 팬들을 향한 로저스의 작별 인사는 꽤 긴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화에서 뛸 당시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당한 로저스는 부상 회복 후 올시즌 넥센과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컴백했다. 복귀 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1선발로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더그아웃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지난 3일 LG전에서 타구에 손을 맞아 골절상을 당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넥센은 결국 해커를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로저스는 13경기 5승4패, 방어율 3.80을 기록한 채 쓸쓸히 팀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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