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명 찾는 서울 북촌 한옥마을 일부 주민 ‘관광객 공포증’ 호소 시, 대책 내놨지만 “효과 글쎄 … ” “상권 죽는다” vs “사생활 침해” 관광객 제한 두고 주민 설왕설래
지난 12일 서울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의 골목길은 이곳을 찾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관광객들 옆 벽면에는 주민들이 ‘과잉 관광’의 고통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임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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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마을(가회·삼청동)에는 하루 평균 1만 여 명(외국인 약 70%)의 관광객이 찾는다. 주거용 한옥 250여 채가 모인 ‘가회동 골목길’(북촌로 11길) 주민들은 ‘관광객 공포증’를 호소한다. 지난 12일 오후 북촌로 11길의 골목길(총 약 100m 길이)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관광객의 큰 웃음소리가 귀를 때리기도 했다. 한옥 대문 앞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오후 5시가 넘어서도 관광객은 꾸준히 몰려왔다.
지난달 19일 가회동 주민들이 ’관광객 때문에 못 살겠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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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14일 ‘북촌 한옥마을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8대 대책안’을 내놨다. 주거 한옥이 밀집한 북촌로 11길 100m 일대가 대상이다. 관광 시간과 인원 제한이 핵심이다. 관광 허용시간을 주중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한다. 하지만 ‘허용’되지 않는 시간대의 관광을 강제로 막을 수 있는 제도적 근거는 없다. 주민들로 이뤄진 ‘마을 지킴이’가 관광 자제를 안내할 뿐이다. 마을 출입구 3곳에 안내원을 배치해 관광객 수도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역시 안내 차원일 뿐 관광객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서울시는 오는 22일 북촌 한옥마을 주민이 참여한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이런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북촌 한옥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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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반기는 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북촌 한옥마을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관광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북촌 일대 상권이 다 죽는다. 일부의 문제가 부각되어서 그렇지 대다수의 관광객은 에티켓을 잘 지킨다”고 말했다. 북촌마을서 만난 관광객 박소영(30)씨는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을 보니 관광하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눈치가 보인다”면서 “서울시와 주민이 잘 협의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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