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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SKT·KT 함께 웃은 주파수 경매 … 5G 상용화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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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없는 무선시대 성큼 전국망 구축에 핵심 3.5㎓대역 경매 이통 1·2위 100㎒씩, LGU+는 80㎒ 두 차례 경매가 총 3조 6183억원 삼성·화웨이 장비경쟁도 본격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5G 주파수 경매가 시작 이틀째인 18일 종료됐다. 최종 낙찰가는 3조 6183억원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매는 3.5㎓(기가헤르츠)와 28㎓ 두 대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종료된 주파수 경매는 3.5㎓ 대역이다. 황금 주파수로 불린 3.5㎓ 대역에선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각각 100㎒(메가헤르츠)·100㎒·80㎒를 가져갔다. 이 대역은 28㎓보다 도달률이 높아 전국망 구축에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이동 통신 3사는 3.5㎓ 대역 경매에 힘을 쏟았다.

중앙일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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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선 LG유플러스가 ‘실리 추구’로 선회하면서 예상만큼 낙찰가가 높지 않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업체가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최종 낙찰가가 4조원이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황금 주파수 대역에서 100㎒를 고집하지 않고 80㎒만 챙겼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대역폭인 100㎒를 가져갔다.

주파수 대역폭은 고속도로 차선에 비유된다. 확보한 차선이 많을수록 빠른 속도가 보장되는 것처럼 대역폭이 넓을수록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해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진행된 28㎓ 대역 경매는 1라운드에서 끝났다. 28㎓ 대역은 광화문 등 도심 밀집 지역이나 사물인터넷(IoT) 등의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이 대역에서 800㎒를 동일하게 가져갔다.

5G 주파수가 주인을 찾음에 따라 5G 설비 구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5G 전국망 구축에 2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G망 구축 전례에 비춰보면 5G 전국망 구축 완료까진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에릭슨·노키아·화웨이 등 국·내외 장비 업체가 5G 설비구축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 장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세계 휴대전화 단말 시장 2위인 삼성전자와 통신 장비 1위인 화웨이의 경쟁이다. 저가 전략을 앞세운 화웨이는 LG유플러스에 LTE 장비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에는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통 3사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경쟁사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기술 수준도 앞서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 제기된 보안 이슈는 화웨이의 약점으로 꼽힌다.

내년 초 5G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와이어리스(wireless)’ 세상이 열릴 전망이다. 우선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랜 선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5G가 유선 랜을 대체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게임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VR 장비는 360도 영상을 모두 담아야 해 일반적인 동영상보다 데이터 용량이 커 4G망을 통해선 무선 전송이 어려웠다. 자율 주행차 기술도 성큼 진보할 전망이다. 5G 망은 자율 주행차 기술에서 필수 설비로 꼽힌다. 자율주행 기술이 뛰어나도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으면 정보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인 택시나 무인 배달 차량 상용화를 위해선 자율주행 기술에 더한 통신 기술이 필수다. 차량 간 쌍방향 통신인 ‘V2X’가 최근 주목받으며 통신사는 자율주행 플랫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V2X는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차량, 관제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교통상황에 대응하는 협력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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