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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남북 대화국면…내년 국방예산 50兆로 늘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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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9% 증액 43兆에서 큰폭 상향 전망

국방부 예산안 설명자료 배포 ‘일단 스톱’

‘국방개혁 2.0’ 논의 잠정중단 방향성 고민

50兆 현실화 땐 日 방위비 맞먹는 수준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손쉬운 예산 확보전

전문가들 “급변하는 정세맞춰 軍도 변해야”


문재인 정부가 국방부 예산을 올해 43조원에서 내년 큰 폭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문 정부는 지난해 올해 국방 예산을 6.9% 증액했다. 2009년 국방예산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이래 가장 많이 오른 수준이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거라는 전망마저 나온 가운데 국방부는 지난주 예정된 국방예산안 설명 자료 배포를 연기했다. 국방부의 내년 예산안 설명 자료 배포가 연기, 혹은 취소된 배경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촉발된 대화 분위기가 한 몫 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지상과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했고, 북미 정상이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상황에서 국방부의 예산 증액 움직임이 새로운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그래픽디자인: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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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하던 군개혁 프로그램인 ‘국방개혁 2.0’ 논의 역시 ‘잠정 중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조직 개혁 및 방위력 증강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개혁 2.0에는 수십조원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 변화에 따라 국방개혁 2.0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의사를 내비친 것도 우리 군의 이런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남북,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고, 이에 따라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한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초래돼 군도 전에 없던 고민에 빠진 셈이다.

정부 각 부처는 지난달 말 내년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기 전까지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치열한 ‘예산확보 전쟁’을 벌였다. 조직이나 기관의 생리다. 국방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대통령 후보 시절 보수층으로부터 ‘안보 문제’로 공격당한 문 대통령은 임기 2년차인 올해를 맞아 국방예산을 크게 늘렸다. 국방부 관료들은 이런 문 정부 기조에 부응해 전과 비교해 손쉬운 예산확보전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부서는 올해 53억원이었던 군 장병용 미세먼지 마스크 예산을 내년엔 196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올해 육군훈련소에만 1300대 보급된 군 공기청정기 예산은 7억9000만원이었지만, 내년에는 전 부대 보급을 위해 공기청정기 예산 387억원(6만5000대)을 편성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국방예산 증액을 견인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북한 위협 대비 한국형 3축체계 확보를 든다. 3축체계는 킬체인(Kill Chain·북 도발 징후 선제타격체계),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북 미사일 요격체계), 대량응징보복(KMPR·북 미사일 피격 후 보복체계) 등으로, 이에 투입된 올해 예산은 약 4조3628억원이다.

하지만 현재 군 외부에서는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군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내년 우리 국방예산이 50조원에 육박하면, 이는 일본 방위비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3월 일본 국회를 통과한 방위비는 5조1911억엔(약 52조6600억원)으로 일본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세계에서 방위비가 가장 많은 나라는 2015년 기준 미국으로 한 해 방위비가 약 5975억달러(약 643조원)에 달한다. 2위인 중국은 1458억달러(약 157조원)로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같은 해 한국은 364억달러(약 39조2000억원)로 세계 9위였다.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819억달러(약 88조원), 4위는 영국(562억달러·약 60조원), 5위는 러시아(516억달러·약 55조원) 순이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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