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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0조 北 인프라 투자 기대 솔솔…"수익·정치 변수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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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까지 열리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특히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 분야가 우선으로 협력할 대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대북 경제협력 시장을 준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18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북한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경우 장기적으로 파생될 경제적 효과는 303조 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공업과 건설업 관련 효과가 각각 85조원과 8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계에선 대북 사업이 시작될 경우 어떤 회사가 참여할 가능성이 큰지도 관심사다. 우선 과거 대북 사업 경험이 있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대가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금호산업 등이다.

현대건설은 금강산 면회시설과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공사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대북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특히 대북사업권을 상당수 가진 현대아산과 범현대그룹으로 묶여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도 경수로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금호산업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설을 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썩 많지 않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분야별 경쟁력이 향후 수주를 가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도로와 철도, 공장부지 조성, 공항과 항만 등이 발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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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로의 경우 남북이 과거 10·4 공동선언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자고 합의한 것이 거론된다. 연장 171㎞인 이 도로가 우선순위에 꼽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016년 주요 공종별 공사실적을 보면 도로 분야는 1조2590억원을 시공한 현대건설이 가장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이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순으로 도로 공사를 많이 했다.

철도도 대표적인 협력 가능 분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연결된 경의선 서울~개성 구간의 현대화 작업을 비롯해 동해북부선도 우선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 부산에서 동해안을 거쳐 러시아로 가고, 이어 유럽까지 연결되는 동해북부선은 강릉~제진 구간이 끊겨 있다.

특히 한국이 지난 7일 북한의 협조를 받아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하며 철도 분야 협력 기대가 더 높아졌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철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의 협의체다. 중국 횡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이 지나가는 국가들이 모두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국내에서 철도 건설을 가장 많이 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2542억원어치의 공사를 진행했다. 대우건설과 SK건설, 대림산업, 한라 등도 철도 건설 경험이 많은 건설사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확장에 따른 건설 수요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택지와 용지조성 실적을 보면 대우건설의 기성액이 310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건설과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등이 상위권에 있다.

또 북한의 공항과 항만도 투자 가능 분야로 거론되는데, 공항의 경우 삼성물산과 삼보이엔씨, 금호산업 등이 공사를 많이 했고, 항만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의 실적이 많다.

이 밖에 북한에 공장 등을 짓게 된다면 산업생산시설 시공 실적도 눈여겨봐야 한다. 2조4483억원을 시공한 GS건설이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시공실적을 가졌고, SK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대북 경협 사업이 꼭 이익이 보장되는 사업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기존 사업들이 수익을 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미래도 불투명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건설의 경우에도 과거 대북 사업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다 보니 시공에 따른 손익을 일반 사업처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 실적에는 유경 정주영 체육관 시공과 같이 기증하는 성격의 사업도 포함돼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규모 공사 발주가 나온다고 해도 정치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사를 시작했다가 남북관계가 다시 나빠질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변수 등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지만, 건설업계에 실제 도움이 될지 회의적으로 여기는 쪽도 여전히 많다”면서 “대북 사업을 수익 측면에서 따져볼지, 미래 투자 차원에서 나서야 할지도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tru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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