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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끝없는 논란의 마라도나…인종차별·약물중독·기자폭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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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트러블 메이커’ 마라도나의 전력

세계일보

논란과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번에는 한국인 관중을 향해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영국 BBC는 마라도나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고 전했다. ‘눈 찢기’는 동양인들을 비하할 때 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라도나는 경기를 관람 중 금연구역에서 시가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중 수많은 팬들 사이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은 채 나를 촬영하는 아시아 소년을 마주쳤다. 아시아 사람들이 우리를 응원해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세계일보

지난해 3월15일 경기도 수원 SK아트리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추첨에서 마라도나가 대진표를 뽑고 있다. 뉴시스


◆32년 지나도 여전히 논란인 ‘신의 손’ 사건

마라도나가 논란과 구설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적인 축구 스타였던 마라도나는 그라운드의 악동으로도 유명했다.

마라도나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골이자 가장 유명한 오심으로 알려진 이른바 ‘신의 손’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로 출전한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마라도나는 후반 6분과 10분 연속골을 기록했는데, 그가 넣은 첫 골이 바로 그 유명한 ‘신의 손’ 사건이다.

마라도나는 후반 6분 잉글랜드의 골키퍼 피터 쉴픈과의 공중볼 경합 도중 헤딩을 하는 척하며 왼손을 사용해 득점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일제히 마라도나의 손에 맞았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내가 아니라 신의 손이 넣었다”는 말을 남겨 논란이 됐다. 당시 경기 부심이었던 보그단 도체프는 마라도나가 손을 사용한 것을 봤다고 오심을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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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3일 인천공항에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약물 중독으로 죽음 위기까지

마라도나는 현역 시절부터 약물 중독으로 고생했다. 그는 1991년 금지약물인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여 이탈리아에서 퇴출됐고,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도핑테스트에서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출전이 금지된 적도 있다.

199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마약 중독과 치료를 반복한 그는 2004년에는 자신이 뛰었던 프로팀 보카 주니어스의 경기를 관전하다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사경을 헤맸다.

마라도나는 이어 2005년 코카인 중독으로 인한 위 절제 수술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당시 그의 체중은 120㎏에 달했다. 2007년에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해 2주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2014년 아르헨티나 TyC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선수가 됐을 것”이라며 마약에 손을 댔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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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14일 경기도 수원 화성[華城] 행궁광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Legend 마라도나팀과 아이마르팀의 경기, 마라도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수많은 카메라 앞, 취재진에 주먹질까지

은퇴 후 끊임없는 구설에 올라 논란이 됐다. 그는 여러 차례 기자를 때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르헨티나 국립극장에서 가족과 함께 어린이 공연을 관람한 후 돌아가다 차를 막고 질문하는 기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됐다. 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던 마라도나는 지나친 취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급기야 차에서 내려 한 기자에게 다가가 뺨을 때렸다. 수많은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짝 소리가 울려 퍼질 만큼 매서운 손길이었다.

마라도나의 기자 폭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에도 그는 자신의 길을 가로막고 뒤따르던 취재진에게 돌을 던지는가 하면 다리를 걷어차는 등 폭행한 바 있다.

2008년 사업과 관련해 휘말린 소송에 대한 심리를 마친 마라도나는 전 부인 클라우디아 빌라파네와 함께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기자들이 둘러싸자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주먹을 날렸다. 다행히 주먹이 빗나가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마라도나의 돌발행동은 TV에 그대로 생중계됐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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