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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스타일+] 일상을 휴가처럼… ‘잠옷’ 입고 출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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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방탄소년단이 입은 그 가운, 나도 입어볼까?
고상한 잠옷에서 자유로운 일상복으로… 로브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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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에서 휴양지 의상으로, 그리고 일상복으로 확산된 로브./라푸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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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 자네 지금 잠옷 입고 출근한 건가?”
“어머 정 부장님, 이거 최신 유행인데… 잠옷이 아니라 로브입니다.”

올여름 파자마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한 부하 직원에게 한소리를 하면, 유행에 뒤떨어진 ‘꼰대’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어깨에 느슨하게 걸치는 가운 형태의 외투가 뜨고 있기 때문이다.

◇ 고상한 잠옷에서 자유로운 일상복으로, 로브의 변신

로브(Robe)라고 불리는 이 가운은 실내에서 주로 입는 길고 낙낙한 형태의 가운을 뜻했지만, 최근 2~3년 사이 휴양지에서 입는 리조트 룩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올해는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일상에서도 로브를 착용하는 이들이 늘었다.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가수 이효리도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화려한 문양의 로브를 입고 나와 자연스러운 멋을 뽐냈다.

보수적인 차림새로 유명한 서울 광화문 길거리에도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마케터 정모 씨는 “요즘 같은 간절기엔 가벼운 외출복으로 로브가 편하다. 밖에선 따가운 햇볕을 피하고, 실내에선 에어컨 바람을 피하기 좋다. 평범한 옷차림에도 로브를 걸치면 특별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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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다양한 스타일의 로브를 입었다. 남편 이상순은 ”그런 가운은 계속 어디서 나오는 거야?”라며 아내의 옷차림에 관심을 가졌다./JTBC ‘효리네 민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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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 씨는 “로브를 입으면 집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해지고 태도도 자연스러워진다. 선배들은 너무 풀어진 거 아니냐 지적하기도 하지만, 옷이 편하니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거 같다”라고 했다.

로브 입는 남자도 등장했다. 최근 미국 빌보드 시상식 무대를 통해 화려하게 컴백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에어플레인 파트.2’ 무대의상으로 파자마와 로브, 스카프 등을 입고 나와 자유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제품 디자이너 한 모(33, 남) 씨는 “청바지와 흰 티셔츠에 이국적인 문양의 로브를 걸치면, 평상시에도 휴양지에 간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 로브 입는 남자도 등장해… 로브 입고 일탈 즐겨볼까?

로브는 프랑스어로 특별한 날에 입는 예복이나 실내에서 입는 느슨한 가운을 뜻한다. 단추나 지퍼 등 여밈 장치 없이 벨트로 묶어 고정하는 형태로, 이전엔 주로 잠자리에서 입는 나이트가운으로 사용됐다. 드라마 속 부잣집 부부가 잠들기 전이면 어김없이 입고 등장했던 바로 그 옷이다. 김 대리가 정 부장에게 잠옷이라 오해를 산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부유함과 관능미를 상징했던 로브가 대중화된 건 휴양지 의상으로 활용되면서다. 수영복이나 원피스 위에 화려한 문양의 로브를 걸치기 시작하면서, 로브는 여행용 의상의 대명사가 됐다. 로브는 해변은 물론 캠핑, 뮤직 페스티벌, 심지어 일상에서도 자유로운 멋을 상징하는 패션으로 주목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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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길거리엔 다양한 로브 스타일이 등장했다./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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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유행이라지만 일반인에게 로브를 입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로브는 그 자체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함께 입는 옷의 조화가 중요하다. 화려한 문양의 로브를 입는다면 바지나 속옷은 단순한 색상과 디자인이 단순한 옷을 매치하는 것이 좋다. 꽃무늬가 부담스럽다면 줄무늬나 무지 리넨으로 만든 로브를 선택해보자.

허리띠를 묶어 원피스나 블라우스처럼 입는 것도 색다른 연출법이다. 휴양지에선 비키니나 짧은 반바지, 민소매 원피스 위에 로브를 걸치고 밀집모자를 쓰면 멋스러운 리조트 룩을 즐길 수 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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