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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펫적금·펫신탁·펫보험..'반려동물은 가족' 금융상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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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노미’ 2020년 6조 시장 눈앞]

펫팸족 14% 월 100만원 이상 지출

신한 ‘위드펫 적금’ 6600계좌 판매

KB국민 ‘펫코노미 패키지’ 판매 중

롯데손보·삼성화재 ‘펫보험’ 출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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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국민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펫팸족(Pet+family) 1000만 시대, 반려동물 경제나 산업을 일컫는 펫코노미(Pet+economy)가 오는 2020년 6조원 시장을 바라보며 성장하고 있다. 금융사들도 펫팸족을 공략해 펫적금·펫신탁·펫보험 등 맞춤형 금융상품들을 속속 선보이는 추세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전국 15세 이상 남녀 1500명을 이상으로 실시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56.8%)은 반려동물 관련 한 달 평균 비용(분양비 제외)으로 월 평균 10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월 50만원 이상 쓴다고 답한 가구도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가구 소득별로 살펴보면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 가운데 14.4%는 월 100만원 이상을 반려동물에게 지출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펫팸족이 늘어남에 따라 펫코노미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2012년 9000억원이던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3년 만인 2015년 1조 8000억원을 기록하며 두 배로 몸집을 불렸다. 아울러 오는 2020년에는 관련 시장이 5조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금융사들은 발 빠르게 펫코노미 맞춤형 금융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위드펫(With Pet) 적금’은 현재까지 총 6600좌 판매됐다. 이 상품은 제휴 동물병원, 쇼핑몰 등에서 공유되는 QR코드를 등록하거나 동물등록증 보유 등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고 반려동물의 치료비 사용 목적이라면 중도 해지 시에도 약정이자율로 해지가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반려동물 생애주기 통합 플랫폼 펫닥과 제휴를 맺어 펫 제휴 ‘시럽적금’을 출시하고 상품 가입과 정액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에게 반려동물 교육콘텐츠 이용권과 반려동물 건강 브랜드의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펫코노미적금’과 더불어 동물병원 및 반려동물 관련 업종 청구할인과 애완견 상해보험 부가서비스가 탑재된 ‘KB국민 펫코노미카드’, 반려동물 주인이 은행에 미리 자금을 맡기면 본인 사후에 은행이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급하는 ‘KB펫코노미신탁’상품 등 펫코노미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현재해상 등 보험사들은 펫보험을 앞다퉈 내놨다. 현대해상 ‘하이펫 보험’은 반려견이 생후 90일령 이상에서 만 7세 이하일 경우 가입이 가능하며 피부질환, 구강질환, 고관절, 슬관절 질환 등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 1년간 총 보상 한도는 500만 원으로 반려견이 상대방에게 입한 상해에 대해선 연간 2000만 원까지도 보상한다. 롯데손해보험 ‘롯데마이펫보험’은 7세 이하 반려견, 반려묘를 대상으로 반려동물이 수술·입원할 경우 의료비를 담보하고 종합형상품의 경우 통원진료까지 추가 보장한다. 삼성화재 ‘패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은 만 6세 이하 반려견이 대상이며 대한애견협회 등록된 반려견만 가입이 가능하다. 상해·질병치료비는 최대 500만 원까지, 대인·대동물 배상책임도 최대 500만 원까지 보장하며 연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장 가능하다.

다만 펫팸족 맞춤 금융상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펫팸족에게 환영받는 금융상품들은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펫팸족 맞춤형 우대금리 조건을 더해도 펫적금이 시중 적금 상품보다 금리가 낮거나 펫보험의 보장 내역이 지극히 제한적이라 실질적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반려동물 등록제 하에 일부 반려인들의 펫보험 악용사례가 나타나거나 펫신탁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문화 등이 맞물리면서 펫코노미의 인기 속에서도 펫금융상품이 외면받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김태현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고문은 “반려동물 인구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혜택을 담은 금융상품이 아직 많지 않다”며 “아직 펫시장은 규모만 키웠을 뿐 일부 피보험자들의 악용 사례가 빈번하고 반려동물 제도가 미흡한 등 문화적 성숙이 필요하다. 펫금융상품 활성화는 펫문화 성숙과 함께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펫팸족
: 애완동물을 뜻하는 ‘Pet’과 가족의 ‘family’ 합성어로 단순히 반려견·애완견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펫코노미 : 애완동물의 ‘Pet’과 경제 ‘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산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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