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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차기 경찰청장 이주민 대신 민갑룡…"드루킹에 발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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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현 정부 국정철학 이해도 높아

경찰개혁, 수사권 조정 국면 이끌 적임자

이주민은 청문회 등 야권 마찰 우려한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 2018.04.11.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15일 청와대가 민갑룡 경찰청 차장을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개혁 과제를 총 지휘해 온 민 내정자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한 청장 후보였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을 지명하기에는 드루킹 수사와 관련해 국회의 인사검증 절차를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인정받는 민 내정자는 경찰청 혁신기획단, 수사구조개혁팀장, 기획조정담당관, 기획조정관 등을 거치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큰 기여를 해 왔다.

이날 청와대는 "민 내정자는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라는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경찰 개혁 업무를 관장해 왔다"며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찰개혁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경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 내정자는 2016년 말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치안정감으로 계급을 높여 1년 만에 2계급이나 초고속 승진하면서 차기 청장 하마평에 꾸준히 등장했다. 경찰청장으로 취임하면 2년 동안 3계급을 승진하는 셈이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도 고려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쟁자인 이주민 청장이 인천청장에서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만 해도 차기 경찰청장으로 지목된 인사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이 청장은 유력 후보였다.

그러나 일명 드루킹 사건의 수사를 총괄 지휘하면서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선거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 야당의 반발이 뻔한 인물을 낙점하면 자칫 역풍을 초래할 수 있어 청와대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 정부가 역대 정권 중 최장인 195일만에 내각 구성을 마쳤다는 오명을 듣는 만큼 청와대 입장에서는 잡음이 생길 여지가 있는 인물을 애초에 배제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선거 직후 첫 번째 인사인 만큼 여론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 청장을 지명할 경우 잘못하면 정부가 자만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민 내정자는 경찰 내에서 수사권 현실화와 관련한 논리에 가장 해박한 사람"이라며 "청와대와 국회, 검찰과 의견 조율을 하거나 설득을 하는 데 있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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