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금융노조, 지방선거 끝나자 교섭결렬…우군 확보에 임단협 '속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첫 교섭이후 2개월만에 결렬선언…지방선거 지지후보 대거 당선 임단협 추진 동력 확보한 듯]

머니투데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15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와 4차 산별교섭을 하고 있다. / 사진=이학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권 노동조합이 6·1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산별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지지부진하는 협상에 불만을 표시한 것인데 지방선거에서 노조가 지지한 후보가 대거 당선되는 등 든든한 우군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5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4차 산별교섭을 가진 뒤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4월12일 노사 대표단 상견례를 겸한 1차 산별교섭 이후 2개월여만이다.

금융권 노사는 실무자교섭 18차례, 임원급교섭 3차례, 대대표교섭 3차례, 대표단교섭 4차례 등 총 28번에 걸친 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측은 △노동시간 단축 △노동이사 선임 등 경영참여 △양극화 해소 △국책금융기관 노동개악 철폐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성과주의 강화 금지 등 5개 분야에 총 53개 항목으로 구성된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다. 특히 점심시간 보장을 위해 점심시간에 은행문을 닫자고 요구했고 근로시간 규정을 '주5일이하, 주40시간 이하'로 바꿔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공론화했다.

노측은 사측이 노측 요구안에 대한 기본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고 시간만 끌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사측의 성실교섭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이날 산별교섭에 앞서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사측은 노동이사 선임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반대 입장을 표시했고 근로시간 단축 관련해서는 주52시간 조기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점심시간 PC오프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희망퇴직을 늘려 청년채용을 확대하자고 말해 정년연장에 합의하기도 쉽지 않다.

사측이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있음에도 노측이 교섭결렬을 선언한 건 서둘러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서다. 각 지부가 매년 뒤늦게 산별교섭이 타결하면서 지부별로 협상할 여유가 없다며 산별교섭을 조속히 끝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7월말까지 산별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사측도 공감했지만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았다"며 "다른 안건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노위 중재마저 결렬되면 금융노조 등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일부에서는 지방선거에서 금융노조가 지지한 후보가 대거 당선되면서 임단협도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 등을 지지했고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 당선인도 지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정부 출범 이후 노조 발언권이 강했는데 지방선거에서 노조 지지 후보자들이 당선되면서 노조가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며 "노측 입김은 더욱 세질 수 밖에 없고 사측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