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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 밟는 美… 한미 금리차 연내 1%P까지 벌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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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에 韓銀 고민 커져

금리 올리자니 투자-소비 위축 우려… 취약계층 가계부채 관리도 비상

안올리자니 글로벌 자금 이탈 위험… 일각선 “금리 선제적 대응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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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의장

한미 금리 역전 폭이 0.5%포인트로 벌어진 것은 미국 경제가 돈줄을 조여도 될 만큼 양호한 반면 한국 경제는 여전히 저금리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허약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화 가치가 출렁거리고 증시가 위축되는 부작용에 대비하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1500조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급등하면 취약 가구가 도미노 도산에 몰릴 우려가 크다. 한은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코너에 몰린 셈이다.

○ 물러날 곳 없는 한은

한은이 금리 인상을 미룬 것은 한국 경제의 체질이 양호한 데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한 요인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빼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렇게 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기초체력을 키웠어야 하지만 한국 경제는 여전히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과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상승률도 한은 목표치(2%)에 못 미칠 정도로 활력이 떨어져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추가로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 연 1.75∼2.00%에 도달한 미 기준금리가 연말 연 2.25∼2.50%로 오를 수 있다. 한은이 연내 금리를 한 번 올리면 금리 차는 0.75%포인트, 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금리 차는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4월과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2명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A 위원은 “현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주택의 과잉 공급 등 풍선효과가 여러 부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의 완화 정도를 다소 축소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B 위원은 “통화정책의 운용 여력을 확보해 두는 차원에서도 성장세가 견실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선제적 인상론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가계부채 뇌관 우려 여전

최근 한국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 국면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자와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리를 올리려면 경기 확장 신호가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며 “연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시화됐을 때 한은이 금리를 올리고자 한다면 국내 경제가 더욱 침체될 수 있다는 딜레마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1∼6월) 한은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올려야 할 조건임에도 올리지 않으면 추후 시장 참여자들이 통화정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올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7%로 지난해 4월(3.21%)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상환 능력이 낮은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금융사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이유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