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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민심에 빚진' 與, 국회정상화 숙제…진격과 포용 사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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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 이건희 기자] [the300]선거 대승에 민생경제 추진 동력 얻었지만…난파된 야당과의 협치 난항에 '골든타임' 놓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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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지방선거 압승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4일 오후 국회 본청. 역대 최고의 선거 성적을 받아든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총회. 바로 전까지 전국 각 지역에서 뛰던 소속 의원들이 한데 모였다.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11명의 새 얼굴도 함께 했다. 의원들 사이에 축하와 격려, 덕담이 오갔지만 더 많이 나온 말들은 책임감, 겸손함, 낮은 자세, 자만 경계, 포용, 협치였다. 흥분된 에너지와 차분한 각오가 공존했다.

#같은 시간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결과에 대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 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을텐데도 믿음을 보내셨다.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고 했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경제다." 11석의 의석을 늘리고 지방권력까지 쥔 여당은 당장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경제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목소리로 '민생'을 외쳤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추미애 대표는 "어깨 무거운 짐을 한가득 싣고 먼 바다로 가는 대장정이 다시 시작됐다는 각오가 생기는 순간"이라며 "당에 주어진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더욱 큰 책임감, 묵직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개점휴업' 했던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선거 참패로 난파선이 된 야당을 대하기가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하는데 말도 꺼내기 어렵다. "다른 당이 수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회 정상화는 선거 민심에 보답해야 할 여당의 시험대가 됐다. 20대 국회는 이제 절반 임기 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는 2년 후에 또 있다. 곳곳에서 포용과 협치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 야당 또는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함께 더 타협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된다"며 "앞으로 더 야당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 통해 함께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당과의 협상 자세에 대한 변화도 예고됐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산적한 민생 과제의 체감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야당과 민생 법안을 협상할 때 여러 주장을 포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야당을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치는 두 달 뒤 새로 꾸려질 차기 지도부 앞에도 던져진 숙제다.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당 대표의 자질로 야당과의 협치 능력이 1순위가 될 수 있다. 당권 주자들은 일찌감치 앞장서 포용을 외쳤다. 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박영선 의원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에 대해 상당히 숙고하면서 포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다. 정계개편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당의 수습 기간이 한달이 될지 몇달이 될지 모른다. 자칫 시간을 끌다 선거 승리로 확보한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해 민생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진격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여당이 추진력을 발휘하면 '독주'로, 야당의 회복을 기다리면 '실기'로 비칠 수 있는 게 여권의 딜레마다.

조철희, 이건희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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