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역대급 '깜깜이 교육감 선거'...현직 교육감 12명 모두 당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제 방식도 고려해봐야"]

머니투데이

6·13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각 시도 교육감 선거는 진보진영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총 17곳 중 14곳에서 승리한 진보진영이 마냥 기뻐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가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꼽히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에 후보자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이 정치이념이나 정당에 대한 성향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선거 막판까지도 '지지 후보가 없다'는 부동층 비율이 과반을 넘은 것이 그 예다.

선거 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서울시교육감으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거나 "모르겠다"고 한 응답자가 과반인 52.1%나 됐다. 이는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지난 2~5일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부동층 비율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선거가 치뤄진 셈이다.

교육감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공천이 없다. 투표지에는 번호도 없이 이름만 명시될 뿐이다. 인지도가 없이 새롭게 등장한 후보의 경우 이름 알리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후보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현직 교육감이라는 프리미엄이나 후보 단일화라는 분위기가 선거 판세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도 현직 교육감으로 재선, 삼선에 도전한 12명 후보들은 모두 당선됐다. 이미 쌓은 인지도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선거에서 이미 익숙한 이름과 처음 보는 이름과의 싸움은 무관심한 영역에서는 표를 가르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이 정당에 영향을 받고,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진보가 나눠져서 정치선거가 되는 경쟁구도에서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감 후보들이 광역단체장 후보와 러닝메이트 체제로 공동 유세를 하는 일도 흔한 상황에서 정치와 분리라는 억지스러움이 오히려 교육감 선거를 더 '깜깜이' 선거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우 대놓고 보수 성향의 박선영 서울 교육감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교육감 선거가 결국 정당과 떨어져 진행되기 어렵다면 광역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감과 시장·도지사가 함께 입후보해 발을 맞추며 상대진영과 정책대결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배라는 헌법 규정을 거스를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 교육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정당이나 정치와 분리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러닝메이트제로 바뀐다면 교육이 정치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많고, 결국에는 교육의 중립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중 기자 danoh@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