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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주의보 수준의 강수…예보 아닌 중계한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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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일기예보가 아닌 ‘일기중계’였다.

14일 오전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인천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이날 새벽 3시10분쯤. 빗줄기는 점차 거세져 2시간여 만에 강수량이 10㎜를 넘고, 다시 세시간쯤 지나 20㎜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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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처럼 장대비가 내린 14일 이른 아침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이 우산을 쓰고 순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벽 3시50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서울 강서구는 한시간도 안돼 16㎜의 비가 쏟아졌다. 오전 내내 내린 비의 양은 63㎜로 호우주의보에 준하는 수준이었다.

서울 구로구에도 34㎜, 강북구 39㎜, 경기도에서는 동두천 44.5㎜, 파주 28.7㎜ 등지에 적잖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기상청은 오전 4시가 넘어서야 ‘중부지방은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일기 예보에 비소식을 담았다. 3시부터 비가 내린 곳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강수 중계’를 한 셈이다.

기상청이 비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전날 오후 4시 예보에서 ‘서해 5도에 최고 40㎜’의 비를 예상했고, 이날 오전 1시에는 서해 5도에 호우주의보를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서해 5도에는 8.9∼16.5㎜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모든 예측모델이 서해 5도 지역에 위아래로 긴 형태의 비구름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강수 중심이 동쪽으로 옮겨오면서 비예보를 놓쳤다”고 전했다.

비구름이 예측보다 동쪽으로 치우친 것은 한반도 동쪽에 자리잡은 거대한 고기압이 살짝 수축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동쪽 고기압은 크기가 4000㎞나 되는데 여기서 1%의 오차만 발생해도 비구름대 위치가 40㎞ 정도 왔다갔다할 수 있다”며 “더욱이 여름철 구름은 함유하고 있는 수증기량이 많아 작은 범위의 오차에도 강수량 차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여름 장맛비는 다음주 후반 제주도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수치예보 모델에 따르면 현재 장마전선은 대만 동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는데 21일 전후로 제주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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