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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보 교육감 시대…더 강해진 혁신교육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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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6·13 민심 / 교육감

전국 17개 지역 중 14곳서 당선

“특권학교 대신 혁신학교” 공감

문 대통령 교육개혁에 힘 실릴듯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14명의 진보 성향 당선자가 나왔다. 보수 교육감은 대전과 대구·경북 등 세 곳에서 당선하는데 그쳤다. ‘진보 교육감 압승’으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 혁신학교 확대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최종 개표 결과를 보면,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자들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호남 지역(광주·전남·전북)은 물론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혀온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승리했다. 세종·충남·충북·강원 등 네 곳에서도 진보 교육감이 당선했다.

먼저 경기에선 현직 교육감인 이재정 당선자가 개표 초반부터 2위 임해규 후보를 15%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며 일찌감치 재선을 예약했다. 서울과 인천에서도 조희연·도성훈 당선자가 각각 박선영·고승의 후보를 줄곧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2014년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을 배출한 울산에서는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간 진보 성향 노옥희 후보가 여유있게 당선했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각각 김석준, 박종훈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세종(최교진)과 강원(민병희)·충북(김병우)·충남(김지철)·전북(김승환)·전남(장석웅) 등에서도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광주의 장휘국 당선자와 제주의 이석문 당선자도 각각 이정선, 김광수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 진보 교육감 ‘압승’ 한번더 반면 보수 성향 후보는 대전과 대구, 경북 등 세 곳에서만 당선했다. 현직인 설동호 당선자(대전)와, 보수 후보(안상섭)의 대결에서 승리한 경북의 임종식 당선자, 진보 성향 김사열 후보를 끝내 뿌리친 대구의 강은희 당선자 등이다.

진보 교육감은 교육감 직선제가 첫 시행된 2010년 6곳, 2014년엔 13곳에서 당선한 바 있다. 2014년 선거에 견줘 진보 교육감 수는 한 명 늘었고, 보수 교육감은 한 명 줄었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교육감이 네 명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진보 교육감의 압승은 재선에 나선 상당수 교육감의 ‘현직 프리미엄’과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당선한 14명의 진보 교육감 가운데 11명이 현직이다. 대전에서 승리한 보수 성향 설동호 교육감을 포함하면 ‘현직 당선자’는 12명에 이른다. 물론 80% 안팎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비슷한 교육철학을 강조한 선거전략도 압승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진보 교육감 압승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 주요 쟁점이었던 자사고와 외국어고의 단계적 폐지, 혁신학교 전국 확대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조희연, 도성훈, 장휘국 등 진보 교육감 후보 15명이 포함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연석회의’는 자사고 등 특권학교 폐지, 혁신학교의 전국적 확대, 교장공모제 확대, 고교학점제 운영 등을 공동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런 개혁적 교육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부터 강조한 “공교육을 혁신하고, 교육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약속과 일맥상통한다.

이전 정부에서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을 하려 해도 최종 결정권을 가진 교육부가 이를 가로막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교육·시민단체가 함께 꾸린 ‘교육의봄, 10년플랜’의 김영식 공동운영위원장은 “지난 1년간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에 아쉬움이 크지만, 유권자들은 앞으로 진보 교육감과 함께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시작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 ‘문재인표 교육’ 날개달 듯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교류시대와 맞물려 평화교육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교육단체 ‘피스모모’의 교육감 공약평가를 보면, 진보 교육감들은 남북 청소년 체전·교사 교류확대, 어린이·청소년 평화통일 체험학습, 평화·통일교육 확대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2014년 당시 교육감 선거 판세를 가른 쟁점이었던 ‘무상급식’ 이슈는 이번 선거를 거치며 진보-보수 후보를 아우른 대부분 후보가 ‘보편 교육’에 동의하면서 사실상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효과를 냈다.

반면,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법외노조’ 상태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 휴직 허용 문제는 선거 뒤 ‘불씨’로 남게 됐다. 서울의 조희연 당선자를 비롯해 강원·충남·부산·전남 등 전국 5개 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전임자를 허가했거나, 허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법외노조인 전교조의 전임자 휴직을 불허하고 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진보 후보들의 압승이라는 결과로 민심을 확인한 만큼 문재인 정부가 전교조 문제를 포함한 교육 개혁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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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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