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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제주가 빚은 맥주, 서울에 상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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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SC] 백문영의 먹고 마시고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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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아니, 목이 마른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직사광선을 맞으며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다 보면 사막에서 물을 찾아 헤매는 낙타가 된 기분마저 든다. 추운 계절엔 추워서, 더울 때는 더워서 술을 마셔 대니, 날씨 핑계가 새삼스럽긴 하다. 하지만 뜨거운 초여름을 맞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맥주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탄산수를 마시는 듯 청량한 국산 ‘오백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한낮에 맥주를 마실 때는 조금 더 피크닉 분위기를 내고 싶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는 일명 ‘연트럴파크’ 라고 불리는 아담한 공원이 있다. 연트럴파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건 새롭고 신기하고 세련된 가게들이 들어차게 된 것은 최근 2~3년 사이의 일이다. 연트럴파크 들머리에 푸른 바다색을 한 ‘제주맥주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카페로 사용되던 2층 건물을 온통 파랗고 하얗게 칠해놓은 외관이 이국적이다. 제주도의 바다 색깔을 모티프로 한 인테리어는 물론, 시끌벅적 활기찬 직원들의 응대 덕에 마시기 전부터 여행지에 있는 기분이 든다.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었던 ‘제주맥주’를 드디어 서울에서도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친구의 외침이 반갑다. 바로바로 생맥주 탭에서 맥주를 따라 주기 때문에 그 어떤 곳에서 마셨던 맥주보다 상쾌하고 신선하다. 맥주의 종류가 ‘제주 위트 에일’ 한 가지뿐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지만 대낮의 한 잔으로는 손색이 없다. 제주산 감귤 껍질을 맥주에 넣어 은은하고 상큼한 향이 특징이라는 직원의 설명이 뒤를 잇는다. ‘제주 흑돼지 핫도그’와 ‘참 도름 순대’, ‘갈취 튀김’이 눈에 보인다. 제주에서 유명한, 제주라서 특별한 식재료로 만든 정성스러운 안주는 전문점 못지않다. ‘한 잔만 마셔도 피크닉 의자와 랜턴을 빌려주는 이벤트 중이다’는 직원의 말에 맥주를 또다시 한 잔 주문하고 연트럴파크의 다른 곳으로 향했다.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는 6월24일까지만 연다. 팝업스토어는 끝이 있는 여행과 다를 바 없다. 여행은 끝이 있어 아쉽고 그래서 애틋하다. 문득문득 느꼈던 좋았던 순간의 감정을 박제하듯 꾹꾹 눌러 남은 맥주를 한꺼번에 흘려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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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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