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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르셨군요, 환골탈태 수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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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그 수안보온천을 왜 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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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는 몰라도 수안보는 안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편하게(水安) 쉴 수 있는 온천의 명소다. 하지만 곳곳에 스파와 워터파크가 생기면서 수안보는 낡고 오래된 온천지역으로 여겨졌다. 이런 수안보가 달라졌다. 현대적 감각이 물씬한 건축물과 족욕 거리에 휴(休) 탐방로가 새로 생겼다. ‘더 수안보’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왔다.

■ 360m 무료 족욕길에 발 담그고

충주의 대표 온천인 수안보가 30년 전 명성 찾기에 나섰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20~30년 전 수안보는 대학생 MT, 기업체의 수련회 장소로 인기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지 않은 온천지로 전락했다. 그러던 중에 수안보에 무료 온천 족욕길이 생겼다는 뉴스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수안보면 온천리 석문천을 따라 360m가량 이어진 족욕길은 멀리서 보기에도 근사했다. 벚꽃나무 아래 족욕탕이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왕의 온천 족욕 체험장’이 문을 연 것은 한달여 전이다.

수안보교 옆에 차를 세우고 6개 족욕탕을 차례로 둘러봤다. 판석을 깔아놓은 마운틴탕,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커플탕, 물안개가 피는 안개탕, 지압과 마사지 족욕탕까지 깔끔했다. 온천에 두 발을 담그고 도란도란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여유가 넘쳐났다.

“지하 250~700m에서 나오는 수안보 온천수는 색도 냄새도 없지만 한 달 이상 두어도 썩지 않습니다. 살짝만 몸을 담가도 살갗이 보들보들 부드러워집니다.” 충주시청 지용민씨는 “수안보 온천은 한결같이 53도를 유지하는데 족욕탕은 온도를 40~44도로 낮춰 정오부터 밤 8시까지 운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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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는 1980~1990년대만 해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였다. 신혼부부는 하루 10만~15만원에 택시를 대절해 온천장에 짐을 풀고 탄금대, 미륵대원지, 송계계곡 등을 찾아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했다. 수학여행을 온 ‘까까머리’ 학생들은 어깨동무를 한 채 단체사진을 찍었고 연인들은 밤마다 화려하게 불을 밝히는 골목을 걸었다.

수안보가 침체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와 함께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다.

“온천 하면 수안보요, 수안보 하면 온천이었습니다. 옛날 유명 관광지를 리모델링하는 것도 도시재생입니다.”

충주시청 천윤성 팀장은 “30년 전에 매년 1000만명의 관광객이 수안보를 찾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수안보 온천은 고대부터 내려온 자연용출 온천이다. 온천수는 PH 8.3 약알칼리수다. 몸에 좋은 유황, 리튬, 마그네슘 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왕과 사대부에게 사랑을 받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찾았고 <청풍향교지>에는 숙종이 수안보에서 온천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1885년 일본인들이 노천식 욕조를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온천이 개발됐고 1929년 근대식 온천 모습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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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 후 즐기면 더 좋은 더(The) 수안보

“수안보 온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중앙집중방식으로 충주시에서 관리합니다. 어디서나 똑같은 효능을 가진 온천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지요.”

수안보 온천 역사홍보관 김대식 해설사는 “족욕길을 둘러봤다면 새로 만든 휴탐방로에도 꼭 한번 가보라”고 권했다. 해발 300m 높이의 조산에 1035m의 걷기 좋은 길이 생겼는데 조만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조산공원 힐링 산책로 ‘휴(休) 탐방로’로 향했다. 길은 소나무와 전나무가 우거진 한전연수원 입구에서 시작됐다. 빨간 하트 모양의 의자는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었다. 야자 매트가 깔린 길을 50m쯤 오르자 수안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밤에는 10시까지 야간 조명등이 켜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왕복 1시간이면 충분했다.

산책을 했으니 온천을 즐길 시간. 한화 수안보리조트는 리모델링했다. 노천탕은 더 커졌다.

수안보 리조트의 ‘더 그릴’은 가성비가 좋았다.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세트 메뉴 ‘사과 한 쌈 삼겹살’을 주문했다. 샐러드 뷔페는 유기농 야채를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는 두께 2㎝ 덩어리로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월악산 더덕, 수안보 송솔 버섯, 충주 소태밤과 삼겹살을 얇게 썬 충주 사과에 얹어 쌈으로 먹었다. 후식은 사과면으로 만든 열무국수였다. 올갱이 된장죽도 구수했다.

충주 로컬푸드만 사용하며, 성인 3명 기준 세트 메뉴가 4만8000원. 에일맥주(ARK)와 핑거푸드는 합해 9900원이다.

해가 뉘엿해질 무렵 느림보처럼 산책로를 걷는 가족이 통유리창으로 들어왔다.

<글·사진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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