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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발언대]스마트팜과 크라우드 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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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창 농협세종교육원 교수

서울경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업체 바이엘이 미국의 거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총 630억달러에 최근 인수했다. 이는 독일 기업의 사상 최대 인수합병(M&A)으로 이로써 전 세계 농업 종자 시장은 켐차이나(중국), 다우케미컬(미국) 등 세 강자로 재편됐다. 앞서 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신젠타를 인수하고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한 바 있다. 글로벌 농업시장을 흔드는 빅딜이 촉발된 것은 갈수록 농업의 미래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오는 2025년에는 세계 인구가 81억명, 2050년에는 97억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식량 생산량은 2050년까지 현재보다 70% 이상 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게 FAO의 경고다. 농업도 이제 제조업처럼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파밍에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 파밍이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무인항공기, 무인농기계, 로봇 등을 활용해 농업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몬산토·듀폰 등 농 글로벌 기업들은 농사 최적화 환경 등에 대한 글로벌 빅데이터 구축, 토양상태 적합성 분석,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 농업 전문가 컨설팅 사업 등을 실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농약의 최소 및 최적화된 사용 환경 조성, 사진만으로 병이 든 작물을 판별하고 기후 예측모델 개발 등에 집중하는 등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IoT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내내 농작물 성장에 필요한 온실 환경을 제공하고 제반시설을 스마트기기를 통해 통제하는 형태의 스마트 팜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기와 설비시설 등의 초기 투자비용이 커 모든 농가로 보편화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크라우드 펀딩을 비롯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재원 마련을 돕는 방법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도 농업 분야 스타트업 전문투자 컨설팅 기관인 아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0억달러에 머물렀던 농업 부문 투자가 2015년 86억달러, 2017년 말에는 100억달러로 급증했다. 국내의 민간 중심 농업 크라우드 펀딩은 도농 간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 판로 확보와 안전농산물 제공이라는 이점을 가진 반면 대규모 시설공사가 투입되는 스마트 팜의 재원 마련에는 못 미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투자관리전문기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을 통해 농식품모태펀드와 크라우드펀딩, 시설플랫폼사업 등을 연계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지원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을 관할하기도 하는 이곳에서는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을 결성해 현재 58개 자펀드를 9,525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농업은 농산물 생산이라는 본래 기능 외에도 식량안보, 경관 및 환경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의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렇듯 농산물 먹거리 주권을 지키면서도 도농 간 소득격차를 줄이는 농업 분야 스마트 팜 펀딩 플랫폼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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