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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싱가포르 트럼프 방문에 붙어있던 '할리버튼'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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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싱가포르=김영선 기자, 강기준 기자] [트럼프 떠난 뒤 스위트룸 문에 '할리버튼들이 안에 있다' 메모…사진 촬영 극구 막은 '할리버튼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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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샹그릴라 호텔 밸리윙 스위트룸 문에 메모가 붙어있다. /사진=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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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묵었던 샹그릴라 호텔 밸리윙 17층 스위트룸. 13일(현지시간)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마치고 떠난 방문엔 이런 메모가 붙어있었다. 'Haliburtons are inside(할리버튼들이 안에 있습니다).' 도대체 이 할리버튼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 남성이 스위트룸으로 다가와 벨을 누르자 스위트룸 옆방 문이 열리면서 이 남성이 들어갔다. 열린 방문 사이로 기자가 들여다보니 스위트룸 안쪽 벽면엔 공구가방이 여러 개 있었고 작업복을 입은 두 명의 남성들이 장비를 정리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기자가 스위트룸 내부를 촬영하려 하자 안에서 작업 중이던 남성들은 "사진 찍지 마세요. 이제 다 끝났습니다. (no picture. It's over)"라며 다급하게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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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샹그릴라 호텔 밸리윙 스위트룸 문에 붙어있던 메모. '할리버튼들이 안에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사진=김영선 기자



메모대로 라면 이들이 '할리버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체 할리버튼은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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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R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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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l’자가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군수기업이자 에너지 회사인 할리버튼(Halliburton)일 가능성이 있다.

할리버튼은 원유 등 에너지 자원을 생산판매하지는 않고 산유시설 서비스 같은 인프라 구축을 맡고 있다. 자회사인 KBR(Kellogg Brown & Root)을 통해 군수 서비스도 한다. 미 최대 민간 용병업체인 ‘블랙워터’ 등 수많은 군수 관련 하청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할리버튼이 워싱턴 정가에서 유명해진 것은 2004년부터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딕 체니 부통령이 할리버튼에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CEO(최고경영자)를 맡았는데 그가 백악관에 입성한 후 할리버튼이 정부와 독점계약을 맺으면서 엄청난 수혜를 입게 되면서 논란이 됐다.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이라크 침공을 개시했을 때 할리버튼은 관타나 포로수용소 건설, 각종 보급품 제공, 이라크 석유시설 복구사업 등 이라크 전후 관련 사업에서 110억 달러 규모의 독점계약을 맺으며 엄청난 수혜를 입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000년만 해도 할리버튼은 대정부 민간 군수업체 중 22번째 규모에 불과했지만 부시와 체니가 백악관에 들어선 후 2003년엔 7번째 규모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묵었던 방에 있던 사람들이 이 회사 직원들이라면 도청방지 장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일부 담당했을 수 있다. 혹은 이라크침공 때 할리버튼이 인프라 건설에서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할리버튼이 향후 북미관계 개선에 따른 미국기업의 북한진출 과정에서 역할을 하고 양국 정상이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수 있음을 유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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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핵가방을 운반하는 장면. CNN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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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트럼프 대통령의 핵 가방을 만드는 업체도 할리버튼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검은색 가죽을 덧씌운 핵 가방은 미국의 '제로 할리버튼(zero Halliburton)'이 만들었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여행 및 비즈니스용 가방에 알루미늄 소재를 도입한 업체다. '맨 인 블랙2' '에어포스 원' '스파이 키즈' 등 할리우드 영화에도 종종 등장한다.

세 번째 단순 공구업체일 수도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州) 노벨 지역에서 발행되는 '더 노벨 크로니클'은 2012년 트럭 분실기사를 게재하며 "해당 트럭엔 '핼리버튼(Haliburton)' 라벨이 붙은 도구와 장비들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싱가포르=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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