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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카드뉴스] 왜 우리는 흔적을 남기는 데 집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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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사진 촬영, 낙서, 셀카… 반복되는 무개념 인증 행위

"우리는 완전히 윤리 감각을 잃었다."

이탈리아의 한 사진기자가 어떤 상황을 보고 깊게 탄식합니다. 바로 열차사고로 선로에 쓰러져 있는 여성의 응급 구조 장면을 배경 삼아 셀카를 찍은 한 남성 때문이죠.

*셀카 : 셀프 카메라(self camera)의 줄임말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촬영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

자료 / 대중문화사전

공직선거법 제166조의2: 누구든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여서는 아니 된다.

'과한' 인증 정신은 투표 때도 있죠. 지난해 열린 대선 당시 기표소 내에서 사진을 찍은 유권자가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적발됐습니다. 손에 도장을 찍거나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의 인증 방법도 있는데 말이죠.

사진뿐만 아니라 낙서를 통해서도 자신의 흔적을 남깁니다. 세계의 관광지 곳곳에서 다양한 언어의 낙서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태국 바닷속 산호초에 새겨진 한글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죠.

"뭐든 찍어서 남한테 보여야 직성이 풀리는 디지털 세대의 흉측한 자화상" - 네이버 닉네임 노*

"왜 아직도 해외에 가서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고 오는지 알 수 없네" - 네이버 아이디 sihw****

많은 사람이 이런 과한 인증 행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우리 세대의 단면이라고 비판합니다.

"셀카를 비롯한 각종 인증 행위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기표현 욕구에 기반했다. 소셜 미디어(SNS)는 이를 증폭시켰으며, 인증을 경쟁적으로 하려다 보니 비도덕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실제 약 3억명이 사용하는 사진 중심의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이용 동기로 '자기표현'을 많이 꼽았습니다.

자료 / SNS의 형태적 진화에 따른 이용 동기 및 사용행태 차이

"기기의 발달에 비해 사람들의 인식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곽 교수는 이 상황의 해결을 위해서 개개인의 절제와 성숙한 사용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해이해진 도덕성을 인성교육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나'를 위한 흔적은 어디까지나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까지입니다. 생각 없는 인증은 사라지고 나를 위해 기록하는 건강한 인증 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박효연 이한나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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