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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샤 마이스키, 수평적 리더십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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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11일 오후 서울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는 긴장감과 따듯함이 동시에 감돌았다. 이튿날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디토 페스티벌'의 하나로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호흡을 맞추는 자리.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70)는 젊은 연주자들이 뭉친 '디토'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5중주를 연습하는데, 눈빛이 내내 형형했다. 애석한 선율이 일매지게 흩뿌려지는 가운데, 마이스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이올린의 템포를 느리게 해서 시작하면 안 된다"고 했다.

디토의 음악감독인 비올이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0)이 중재자로 나서고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정(34)과 유치엔 쳉(24)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연주자 뒤에서 묵묵히 건반을 누르던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29)도 연신 악보를 좌우로 넘겼다.

하지만 으레 생각하듯 수직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마이스키는 다니엘 정, 유치엔 청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도록 이끌어냈고 묵묵히 들었다.

실내악은 악기의 세밀한 합뿐만 아니라 연주자들의 섬세함과 배려도 협연하는 무대다. 거장과 눈빛, 언어, 그리고 음으로 하모니를 맞춰나가는 디토 멤버들이 단단히 쥔 활 끝의 매무새는 갈수록 단단해졌다. 마이스키는 이내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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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이스키는 정작 본인은 "사실 가르치는 일에는 재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전 e-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험이 많고 적고를 떠나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만, 음악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대가'다운 자세를 유지한다.

"내가 물론 경험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을 가르쳐주기보다는 함께 나누고 싶다. 실내악은 쌍방향의 작업이기 때문에 나도 젊은 연주자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워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마이스키는 15일 김해문화문화의 전당 마루홀과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비엔나 체임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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