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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밴 업계, 카드사 공정위 제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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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대리점 업계 "매출 반토막난 곳 수두룩" "가맹점 유치 수수료, 3년만에 1만원→1천원" 카드사 "안타깝지만 마땅한 해법이" [비즈니스워치] 강현창 기자 khc@bizwatch.co.kr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가 계속되면서 카드사와 밴(VAN) 업계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밴 업계가 카드사들에 받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낮아졌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준비중이다.

밴 대리점 모임인 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지난 11일 정기회의를 열고 모집비용 현실화를 위해 카드사를 상대로 공정위 제소를 위한 자료수집에 나서기로 의결했다.

밴 업계가 카드사와 갈등을 겪는 이유는 최근 밴 업계가 가맹점을 유치하고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1건당 1000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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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 업계 "매출 반토막 난 곳 수두룩"

최근 수년간 신용카드 수수료가 인하되자 카드사가 밴 업계에 주는 유치 수수료도 대폭 낮추는 추세다. 2015년 여신금융업법 개정 이전에는 건당 1만원 이상이었다.

밴 업계 측은 유치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주장이다. 신용카드조회기협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해보다 월평균 매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밴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가맹점 규모가 작은 영세 밴 대리점일수록 매출 감소폭이 크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는 가맹점 유치와 결제승인, 전표 매입 등의 업무를 밴 업계에 위탁한다. 이 과정에서 밴 업계는 가맹점 유치에 대한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다. 또 결제중개망을 설치해준 뒤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고객 결제정보 전달과 카드결제승인, 전표 매입 및 수거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카드사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밴 업계와 카드사 사이에서 오가는 수수료는 가맹점이 부담하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기반이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밴 업계가 받는 수수료는 더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게 밴 업계 주장이다. 이들은 카드사들이 밴 업계에 주는 가맹점 유치수수료를 건당 1000원대로 낮췄지만 카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신용카드 모집 수수료는 아직 건당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제기하고 있다.

◇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인만 줄줄이..카드사도 곤혹

밴 업계는 향후 신용카드 수수료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영세 신용카드 가맹점의 범위가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이 조치로 약 18만8000곳의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가 1.3%에서 0.8%로 인하됐다.

또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의 범위는 연매출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높아졌다. 해당 범위에 있는 중소가맹점 약 26만7000곳의 카드수수료율은 평균 1.94%에서 1.3%로 인하됐다.

이는 2016년 1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합의된 '3년 주기 재산정 원칙'과 별도로 단행된 조치다. 영세·중소가맹점 확대를 통해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곳이 전체 가맹점의 84%가 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가맹점이 우대수수료 혜택을 보는 셈이다.

추가 수수료 인하 요인도 대기하고 있다. 정부가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에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기로 결정하고 7월 시행을 목표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초에는 '3년 주기 수수료 재산정'도 예정돼 있다.

수수료가 낮아지면 밴 업계에서도 가장 하단에 있는 영세 대리점의 수익이 더 악화된다. 건설시장에서 원청과 하청, 재하청을 거치면서 단가인하와 수익감소가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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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업계는 수수료 인하와 함께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과 직승인을 확대하고 있어 더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감소하자 지난해부터 이마트와 롯데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가맹점과 밴 업계를 거치지 않고 결제를 직승인하고 있다.

밴 업계로서는 대응책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밴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여신금융전문업법 개정으로 리베이트가 금지된 이후 대형 가맹점이나 카드사가 밴 업계와 함께 사업을 할 명분이 크게 줄었다"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 보니 각종 정책이 입법되는 과정에서 소외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밴 업계 움직임에 대해 카드사들도 "안타깝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여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밴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피할수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도 수수료 수익 감소로 모집인 수수료를 낮추는 것을 논의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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