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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자수첩]시대에 역행하는 국내은행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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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부정채용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객관적인 점수가 나오는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수밖에 없다. 게다가 면접 단계에서도 면접으로만 평가하면 불공정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필기시험 점수를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된다. 지금은 면접까지 올라오면 정량적 요건은 충족했다고 보고 백지 상태에서 인성이나 자세 등을 평가해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경우 필기시험 점수가 낮은데 왜 합격시켰느냐고 의심을 살 수 있다.”(한 은행 인사 담당자)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은 은행들이 채용에 일제히 필기시험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르면 필기시험은 ‘자율’이지만 공정성 강화를 위해 대부분의 은행이 ‘필수’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모범규준은 각 은행의 전략과 인재상에 따라 필기시험의 형식과 난이도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은행들은 모범규준으로 채용기준이 사실상 ‘획일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은행 채용도 공무원 시험처럼 필기시험 점수로 줄을 세운 뒤 면접은 결격자를 제외하는 정도의 역할만 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은행고시’의 부활인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채용방식에 ‘성격테스트’(Personality test)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골드만삭스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 중 팀워크와 분석력, 상황판단 능력 등이 뛰어난 인력에 대해 성격테스트를 시행해 그 결과와 지원자들의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내셔널호주은행은 지난해 채용방식에 온라인 평가와 비디오 영상 인터뷰를 도입했다. 도이치뱅크는 대학생들의 SNS 등 온라인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은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채용방식을 시도하는데 국내 은행은 10년 전 폐지된 필기시험으로 돌아가게 됐으니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없을지 우려된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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