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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망중립성 원칙 폐지…국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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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연말 발표될 韓 망중립성 정책에 변수될 듯…통신 3사 망이용료 협상에도 영향]

11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망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이 전면 폐지됐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해 12월 망 중립성 정책 폐기안을 결정한 이후 약 6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쳤으며, 이날부터 모든 미국내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된다.

망 중립성이란 통신(네트워크)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나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차별하지 말 것을 규정한 정책으로,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정됐다. 본고장인 미국에서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정부 정책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주관으로 진행 중인 망 중립성 관련 정책 논의에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망 중립성 원칙과 산업계가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명문화된 법 규정이 없다. 그러다 새정부 출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망중립성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되면 트래픽 이용이 늘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필수적인 만큼 망중립성과 관련한 정책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의 3차례 회의를 통해 통신사업자, 인터넷 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단계”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연말까지 망중립성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미국의 망중립성 정책 폐기가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들이 망 구축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통신사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통신사들은 망중립성 규제가 네트워크 투자를 저해해왔다는 주장을,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이 비용을 내고 있는 만큼 추가 비용부담 요구는 억지라는 주장을 각각 제기해왔다.

네트워크 콘텐츠 사업자가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료를 면제 혹은 할인해주는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포켓몬고 게임 데이터 요금을 면제해주는 사실상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인바 있다. SK텔레콤의 T맵, KT 미디어팩 등도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데이터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로레이팅의 일종이다. 망중립성 원칙에 따르면 이같은 데이터 요금 면제는 사실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망중립성 원칙 폐기로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사들도 합법적으로 특정 인터넷 서비스를 우대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마당에 국내 통신사들 역시 서비스·콘텐츠 차별화 시도가 잇따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현재 수면 위로 부상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 국내 통신사간 망이용료 협상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자들과 망 이용대가 협상에 나설 태세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은 본국의 망중립성 원칙을 내세워 사실상 헐값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이 명분 자체가 설득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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