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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년 여성이 눈을 자주 깜빡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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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형수의 이지아이(5)
50대 여성이 하얀색 블라우스를 입고 진료실로 들어온다.

“눈이 너무 뻑뻑해요. 아침에 눈뜰 때부터 뻑뻑해서 오후가 되면 더 심해져서 못 살겠어요.”

-“컴퓨터 같은 거 많이 보세요?”

“네, 온종일 컴퓨터로 업무를 보죠.”

-“음 ~~ 지금 말씀하시는 증상은 전형적인 안구건조증 증상인데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원인에서 온다고 보입니다.”

“세 가지요? 어떤 이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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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많은 수의 환자가 눈이 뻑뻑한 안구건조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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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많은 수의 환자가 건조한 증상으로 안과를 찾는다.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최근 들어 더 많아진 느낌이다. ‘눈이 좀 뻑뻑한 게 뭐 그리 대수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환자가 실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안구건조증으로 고통을 받는다.

환자는 많은 기대를 갖고 안과를 찾지만 안타깝게 안구건조증은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병은 아니다. 의료 기술의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하며 오늘은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안구건조증 호소하는 폐경기 여성들
첫째 원인은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체내의 수분과 염분 유지에도 많은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젠이 부족해지면 체내의 수분부족을 유발하고 눈물의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는 주변에서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피부의 탄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는 피부에 수분이 빠져서 오는 현상이다. 눈도 수분량이 저하돼 뻑뻑함을 느끼게 된다.

폐경기 여성들이 안구건조증을 더 많이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위의 대화에서 환자는 눈이 아침부터 뻑뻑하다고 했는데 이 또한 호르몬의 영향이다. 정상적으로 우리 몸은 수면 시 눈물 분비량이 줄어든다.

눈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밤사이 눈물분비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환자는 아침에 건조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아침에 눈이 뻑뻑하다고 눈을 비비거나 아픈데도 무리하게 눈을 뜨게 되면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을 넣어 윤활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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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이 뻑뻑하다고 눈을 비비거나 무리하게 눈을 뜨게 되면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을 넣어 윤활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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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환경적 계절적 영향이다. 요즘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인 미세 먼지는 눈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한다. 정상적인 눈물 분비를 방해하고 눈물층의 성분을 변화시켜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봄의 불청객 꽃가루도 알레르기 염증을 유발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 눈의 충혈이나 눈곱 등이 경미하다 하더라도 이를 장기간 방치하지 말고 안과를 내원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셋째, 생활 패턴의 영향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생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시각적인 매체에 노출돼 안구건조증이 유발된다. 잠시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집중해 보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사람은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면 눈을 깜박거리는 횟수가 줄어든다. 눈을 깜박거린다는 것은 눈에 눈물이 골고루 퍼지도록 해주는 것인데 눈을 깜박거리지 않으니 당연히 눈이 건조해질 수밖에 없다.





눈 ‘까암박’ 자주 하면 안구 촉촉해져
이 세 번째 원인이 오늘 칼럼에서 제일 말하고 싶은 부분인데 실제로 안구건조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눈을 자주 깜빡이라고 설명해 주고 그 경과를 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눈을 깜박거릴 때 우리가 평상시 깜박거리는 것처럼 ‘깜박’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천천히 약 1~2초 감았다가 뜨는 식으로 ‘까암박’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칼럼을 읽으시는 분들 우리 잠시 깜빡이 운동을 해 봅시다. 안구가 촉촉해 짐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수 안과전문의 theoreey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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