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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한국 조선업 빅2 체제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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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쟁 등 종합적 고려 필요”

삼성·현대중공업과 M&A 의사 비쳐

올해 수주목표는 73억달러로 전망

중앙일보

정성립


정성립(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조선산업이 ‘빅2’ 체제로 재편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다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2020년 3~4분기까지 (조업) 물량이 확보돼 있고 올해 연말까지 수주 활동을 하면 2021년 상반기까지는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지만 대우조선은 단일 조선소로는 세계 최대 수준 잔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목표를 73억 달러(약 8조원)로 잡고 있다. 정 사장은 이 목표치 달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현재 상선 부문에서 확정된 수주만 44억 달러인데 연말까지는 60억 달러가 가능하다”며 “여기에 특수선 부문 10억 달러까지 합치면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해양 부문에서는 한 건의 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는데, 물량이 큰 해양 수주를 따내면 보통 10억~20억 달러씩 수주액이 올라간다”면서 “(목표를) 훨씬 웃도는 수주 달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2015년부터 6년에 걸쳐 5조80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채권단에게 자구안을 제출했다”며 “지난해까지 2조7000억원의 절감 계획을 세웠는데 실제 2조8000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연도별 자구안 이행이 100%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국내 조선업이 2개사 체제로 갈 때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소신을 재차 밝혔다. 정 사장은 “국내 3개사의 시황, 중국과의 경쟁, 대한민국의 산업진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빅2’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에 인수·합병(M&A)되는 게 옳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2015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구원 등판’한 이후 기자회견 때마다 이런 의견을 내비쳤다. 경영 정상화라는 임무의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새 주인을 찾아준 뒤 퇴장하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순조로운 마무리를 위해 대우조선을 ‘작지만 강한 조선사’로 만들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채권단과 현 경영진의 목표는 원매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흐름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 주가가 2만7000원 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신뢰회복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시간을 갖고 좋은 실적을 만들면 4만4000원까지는 충분히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뢰회복을 위한 대책으로는 기업 투명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된 이후 투명성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개편·개선을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아주 엄격하게 세워,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도 받고 있고, 수기로 일어날 수 있는 투명성 훼손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산 분야도 과감하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수익성 개선을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선박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0% 올랐지만, 환율과 자잿값이 가파르게 올라 시장 개선만큼 수익성이 따라주지 않고 있는 건 안타까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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