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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가이드라인 급한 암호화폐 게임 등급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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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암호화폐 적용 게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7일 모바일게임 '유나의 옷장'에 등급재분류 결정을 내렸다. 게임위가 암호화폐 적용게임에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게임위가 암호화폐 적용게임에 보수적인 판단을 내릴 것임을 암시한다.

게임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중견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10여개 업체가 암호화폐 적용 게임 개발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등급심의 통과가 무산되면서 새로운 게임도 등급심의 통과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등급심의에 참여한 한 위원은 “암호화폐 적용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첫 등급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 적용 게임 분류를 위한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게임위는 △게임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 등을 직·간접 유통과정을 통해 현금 또는 다른 유·무형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하는 경우 △환전이 용이하도록 게임 결과물 등을 장치를 이용해 보관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전송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사행성과 불법 유무를 확인한다. 하지만 총론만 있고 세세한 기준이 없다.

게임업계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등급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게임 기획이나 개발방향을 정할 수 없다. 애써 개발한 게임을 등급심의 이후 다시 수정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도 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 사례가 축적되고 난 뒤에 개발에 나서면 외산 게임보다 출시가 늦어 시장에서 실기할 수도 있다.

게임 사전등급제는 이런 문제로 시행 초에도 논란이 많았다. 첨단 게임산업과 기술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규제 가이드라인은 이를 빨리 못 쫓아간다. 게임위가 서둘러 예측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한다면 사전등급제도가 우리 게임산업 발목을 또 잡을 수 있다. 제도가 기술발전을 못 따라 간다면 아예 업계 자율심의로 넘기고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전향적인 개선도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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