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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트럼프 트윗에 세계가 주목…키워드는 Great·F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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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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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트위터 정치'를 했다. 그의 굵직한 정책은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발표됐다.

중요한 사안에 대한 논평이나 지지자에 대한 감사 인사도 트위터에서 먼저 이뤄졌다. 요즘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것까지 트위터를 통해 알리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트위터를 사랑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그의 트윗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20일부터 취임 500일을 맞은 지난 6월 4일까지 그가 트위터에 남긴 트윗 전체를 분석해 그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트윗은 총 3499건이다. 하루 평균 7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긴 단어 중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great(위대한)'와 'news(뉴스)'다. 뜻만 보면 단순한 형용사와 일반적인 뉴스를 소개하는 트윗으로 알기 쉽다.

하지만 이 단어들과 연관된 단어를 추가로 분석하면 무엇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는지 알 수 있다.

트위터에 총 746회 등장한 'great'와 연관된 단어를 추출하면 'make(만들다)' 'honor(명예)' 'America(미국)' 'job(직업)' 등이 나온다. 이 가운데 'America'는 이들 단어 중 가장 많이 언급됐다. 사용된 단어 순위 9위에 올랐다. 'great'와 'America'가 함께 사용되면 'Great America', 즉 트럼프 대통령 슬로건이기도 한 '위대한 미국'이다. 그는 자신이 내세운 슬로건을 취임 후에도 꾸준히 트위터에서 강조한 셈이다.

'great'에 이어 277회로 두 번째 많이 등장한 단어인 'news'와 연관이 깊은 단어는 'fake(가짜)' 'media(미디어)' 'CNN'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정치를 하게 된 계기가 언론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폭스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소셜미디어가 없었으면 내가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며 "가짜 뉴스가 있고 나는 언론에서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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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영하듯이 그의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news'와 'fake'는 함께 다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fake'는 239회 등장해 전체 단어 가운데서도 네 번째로 많이 트위터에 등장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가짜'라는 말을 붙이고 깎아내린 반면 트위터를 소통 채널로 삼았다.

'media'와 상호 연관성이 높은 단어 중 연계성이 높은 순서로 열 번째 안에 'dishonest(부정직한)' 'corrupt(부패한)'라는 단어가 있다.

여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미디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언론에 대해 불신의 벽이 높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자신을 지지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에게 우호적인 폭스방송을 뜻하는 단어인 'FOXnews'와는 'joins(참여하다)' 'enjoy(즐기다)' 'interviewed(인터뷰하다)' 등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표현이 함께 쓰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후보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CNN방송을 의미하는 'CNN' 단어에는 'fake'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지난 6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가짜 뉴스 언론들이 내 아내이자 위대한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에게 너무나도 부당하고 잔인하게 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도 그의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라는 단어가 계속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분석 대상 트윗을 취임 이후로 한정했지만 이전 정부나 대선 경쟁자를 의미하는 단어인 'Obama(오바마·104회·39위)' 'Hillary(힐러리·74회·75위)'가 사용 빈도 100위 안에 드는 결과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Hillary'와 연관이 높은 단어 열 번째와 열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 각각 'FBI' 'Russian'이다.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고 있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 스캔들이 민주당 진영에서 제기된 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관련 건은 연방수사국(FBI)이 수사하다 지금은 특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한 사법기관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날 때마다 혐의를 부인하는 트윗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와 관련된 단어를 분석하니 기업인 출신다운 결과가 나왔다. 'economy(경제)'와 가장 연관이 깊은 단어가 'corporate(기업의)'로 분석됐다. 이는 기업을 경제주체 가운데서 핵심으로 생각하는 그의 가치관이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견해는 'tax(세금)'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이 단어와 연관 깊은 단어는 'cuts(삭감)'와 'reform(개혁)'으로, 기업이 원하는 세금 인하를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다. 'trade(무역)'는 110회 등장해 35번째로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은 큰 관심사다.

'trade'가 사용될 때 함께 쓰이는 단어로 순서를 매겨보면 1위에서 3위가 'deficit(적자)' 'fair(공정한)' 'China(중국)'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에서 최대 이슈는 무역적자이고, 이를 해결하가 위해서는 무역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가장 큰 상대가 중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아울러 'trade'와 함께 'barriers(장벽)' 'war(전쟁)' 등이 비중 있게 사용됐다.

이러한 점에서 무역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도 공격적인 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외교정책 중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동 외교와 관련된 단어들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중동에서 미국과 가장 밀접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서 'Israel(이스라엘)'과 함께 사용되는 단어 1~3위는 'Jerusalem(예루살렘)' 'Netanyahu(네타냐후)' 'embassy(대사관)'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일이 국제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이스라엘과 관련된 언급에서는 대사관 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Iran(이란)'이 쓰일 때 주로 연관된 단어는 'participants(참가자)'와 'deal(거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언급할 때는 이란 핵협정과 관련된 내용이란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이란 핵협정을 체결한 당사국 가운데 미국만이 딴지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participants' 'deal' 같은 단어는 계속해서 즐겨 사용될 전망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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