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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IF] 생물의 촉각 모방한 인공 감각신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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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바퀴벌레 등에 붙인 인공 감각신경. 잘 휘어지는 소재로 만들어 인체나 소프트 로봇에 적용하기 쉽다. /사이언스




한·미 연구진이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 촉감을 인지하는 인공 감각신경을 개발했다. 앞으로 장애인을 위한 로봇 팔다리나 노인을 수발하는 로봇이 사람처럼 감각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제난 바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지난 1일 "유기 소자로 만든 인공 감각신경을 개발해 바퀴벌레의 다리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인공 감각신경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맨 앞은 압력센서이다.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연결된 그래핀을 이용했다. 사물이 닿으면 전압이 증가한다. 가운데 부분은 이 전압을 전기 파동으로 바꾼다. 마지막 부분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를 모방했다. 누르는 힘이 세져 전기 파동이 증가하면 실제 신경세포에서처럼 전기를 띤 입자들이 막 사이를 오가면서 신경신호와 유사한 신호를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인공 감각신경을 이용해 원기둥이 움직이는 방향과 점자(點字)를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 감각신경을 바퀴벌레 다리에 연결하고 압력센서 부분을 누르자 바퀴벌레 다리가 움직였다. 감각신경의 촉감이 바퀴벌레의 운동신경으로 전달돼 무조건 반사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 코넬대의 로버트 셰퍼드 교수는 "이번 인공 감각신경은 잘 휘어지는 소자로 만들어 인체나 부드러운 소프트 로봇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 비용이 낮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태우 교수는 "사람과 같이 사는 로봇이 인공 감각신경을 갖추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감각을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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