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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밀착카메라] 호수공원은커녕…악취 더해 가는 '물왕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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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수공원을 만들겠다더니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저수지'가 있습니다. 이 저수지 물의 용도는 농업 용수라는데 죽은 물고기들이 떠다니고 최근에는 생활 하수까지 흘러들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 곳은 경기도 시흥의 물왕 저수지입니다.

1944년에 만들어져서 70년이 넘은 곳인데요.

멀리서 보기에 좋고 또 낚시터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식사하는 곳 옆에 마대 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바로 주변에서 나온 쓰레기들입니다.

도로변에서 저수지로 내려가는 쪽에도 저수지를 둘러싼 길에서도 쓰레기 더미가 연달아 발견됩니다.

[주변 상인 : 여기 쓰레기를 안 가져간 거에요. 안 가져간 지가 지금 한 달 넘은 것 같은데.]

저수지 근처로 내려와 봤습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바람을 탄 악취인데요.

냄새의 주범은 여기 물에 둥둥 떠있는 물고기 사체들입니다.

물에는 담배꽁초나 부유물질들이 떠다니고 저쪽에는 의자로 보이는 쓰레기도 버려져 있습니다.

이 물은 인근 농지에서 농업 용수로 바로 사용됩니다.

[주민 : 문을 못 열고 있어요. 비 오는 날 이러면 아파트 카페 보면 글 엄청 많이 올라와요. 냄새 난다고.]

[송영일/주민 : 여기 안에 쓰레기 같은 게 많아요. 한 2~3년 전부터 물고기가 많이 썩어 가지고…]

쓰레기만 문제는 아닙니다.

시흥시는 2008년부터 이곳을 호수공원으로 만들겠다고 시민들에게 공언했습니다.

[안병국/인근 아파트 주민 대표 : 여기 입주할 때는 멋진 공원이 생긴다고 막.]

하지만 차일피일하는 사이 필요한 예산은 늘어났고 아직 둘레길도 잘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김현민/인근 아파트 주민 대표 : 최소한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만이라도 좀 해주십사…]

주민들은 이 곳의 관리 주체가 모호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시흥시청 관계자 : 농어촌공사 재산이잖아요. 그런데 그거를 우리가 관리해 줄 필요가 없는 거지.]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내수면어업계(낚시터 관리 모임)한테 저희가 임대를 주고 관리를 하라고 했어요. (쓰레기) 수거업체가 터무니없이 단가를 요구하나봐요.]

[낚시터 관계자 : 시민들이 와서 버린 거지. 그걸 우리가 지금 치우고 있는 거에요.]

최근에는 생활하수가 골칫거리입니다.

터널처럼 생긴 이곳은 저수지까지 흘러가는 하천 상류에 위치한 배수로입니다.

희뿌연 물이 고여 있고 바닥의 흙은 썩어서 새까맣습니다.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사용한 생활하수가 이곳을 통해서 흘러나온다고 주장합니다.

[시흥시청 관계자 : 옛날 아파트는 앞쪽 베란다에 세탁기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거기서 좀 섞여 가지고 나오는 걸로…]

생태계에도 이상이 생겼습니다.

[낚시꾼 : 배스하고 블루길 같은 게 많이 나오죠. 다시 놔주긴 하는데 (유해 어종이라) 원래 놔주면 안 된대요. 버릴 수가 없잖아요.]

이번 선거에서도 호수공원 공약은 또 등장했습니다.

[낚시꾼 : 공원 되기는 힘들 거예요 아마. 땅을 다 시흥에서 매입해야 될 거 아니에요. 매입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게 공원이 되나.]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책임을 서로 미루며 핑퐁게임을 벌이는 동안 피해는 오롯이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환경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인턴기자 : 이수형)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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