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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IF] 0.01% 인간, 포유류 83%를 멸종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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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식물로 확인됐다. 무게로 따지면 열에 여덟이 식물이었다. 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생물은 인간이었다. 지구 생물량의 0.01%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야생 포유류 83%를 멸종시켰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론 밀로 교수 연구진은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미국과학원회보(PNAS)'에 "수백 편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지구에 있는 생물의 총량은 5500억t이며, 그중 식물이 82%인 4500억t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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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생물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탄소를 기준으로 생물량을 계산했다. 식물 다음으로는 박테리아가 700억t(13%)으로 가장 많았다. 동물은 20억t이었으며, 그중 인간 76억명이 6000만t을 차지했다.

인간의 생물량은 남극에 사는 크릴이나 흰개미와 비슷했다. 하지만 인류 문명이 지구 생물에 미친 영향을 지대했다. 야생 포유류는 인류가 농업을 하기 전보다 6분의 1로 줄었다. 해양 포유류도 고래 남획 등으로 인해 5분 1밖에 남지 않았다. 식물도 절반이 멸종했다.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6500만년 전 공룡을 사라지게 한 제5의 대멸종에 이어 인류에 의한 제6의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지구에 남은 것은 인간과 가축이었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현재 육지 포유류의 60%는 인간이 키우는 가축이고 36%는 인간이라고 밝혔다. 야생 포유류는 4%에 지나지 않았다. 새도 마찬가지다. 70%가 닭이나 오리같이 인간이 키우는 가금류(家禽類)였고 야생 조류는 30%에 그쳤다.

연구진은 전 세계의 생물량을 알아보기 위해 지구의 다양한 곳을 관측한 인공위성 원격 탐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DNA 해독 정보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미생물의 양을 추정할 수 있었다. 밀로 교수는 "사람들이 이번 결과를 보고 인류가 지구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바란다"며 "육류를 덜 소비하는 식의 식습관 변화가 동식물의 서식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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