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장부 개념을 적용한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암호화한 데이터를 다수의 컴퓨터에 분산해 보관·처리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뛰어나고 거래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많은 선진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IBM은 블록체인 기술로 국가 간 결제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시장도 조성하고 있다. 지난 1월엔 세계 최대 해운사인 AP몰러머스크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무역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IBM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월마트, 마스터카드, 록히드마틴 등 수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처럼 전자시민권 등 정부 문서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급하는 국가도 등장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관련 규제가 많아 주도권을 잡기는커녕 선진 기업과 국가를 뒤따라가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기 광풍 이후에는 강력한 법과 규제로만 이를 해결하려 하는 바람에 블록체인 산업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가상화폐 투기를 막으려다 우리 경제의 유망한 성장동력인 블록체인의 싹까지 자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블록체인은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선 기술이지만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금 대비해야 기술 확산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다. 블록체인 같은 혁신 기술은 준비된 국가와 기업에는 축복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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