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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성김, 후커, 슈라이버…판문점 협의에 美 북한통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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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등판'성 김, 한국어 능력·대북 협상 경험 풍부

후커 NSC 보좌관·슈라이버 차관보도 방북 경력

뉴스1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2015.9.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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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6·12 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중인 북미간 실무협의에 미국 정부에서 대북 협상 경험이 있는 한반도 전문가가 총출동한 모양새다.

28일 이틀째를 맞은 북미간 판문점 실무 협의에서 미측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측에선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인 김 대사는 북핵 2차 위기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6자회담 특사, 주한 미국대사,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역임해 미국 정부내에서도 자타공인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2008년 북한이 영변 냉각탑을 폭파했을 때도 김 대사는 당시 미 국무부 한국과장의 자격으로 현장에 있었다.

특히 김 대사는 2005년 북핵 6자 회담 당시 이번 실무협의에서 북측 대표인 최선희 부상과 일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최 부상은 통역으로 6자 회담에 참여했었다.

이같은 경력에 비추어 볼 때, 미국 정부는 김 대사가 실무협의에서 한국어를 직관적으로 알아들으면서 북한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이끌어내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간 대북 업무와는 거리가 있었던 김 대사가 실무협의에 전격 등판한 것은 그만큼 미 정부내 북한과 협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이자 상황의 긴박함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직에 있던 사람을 갑자기 정상회담 준비에 합류시키는 것은 미국에서도 드문 패턴"이라며 "오바마 행정부 인사인 김 대사까지 투입시킨 것을 볼 때 그만큼 현재 트럼프 정부에 풀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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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 보좌관(왼쪽) 2017.5.16/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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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번 판문점 협의에는 김 대사 외에 미 정부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사실상 총출동했다.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도 지난 2014년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에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의 협상에 참여한 바 있다.

DNI 분석관 출신인 그는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이번 협의에 각종 변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북한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김 대사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슈라이버 차관보 역시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동행한 인물로 알려졌다.

대중(對中) 강경파로 평가받는 슈라이버 차관보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데 이어 차관보 지명전까지 아시아 안보문제를 다루는 워싱턴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 연구소'를 이끌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슈라이버 차관보의 참여는 비핵화 과정에서 기술적 부분을 정밀하게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최우선순위로 체제보장을 요구하고 있는가운데 국방부측 인사가 협의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북핵 6자 회담 인사인 김 대사가 실무협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결국 현재 북한 비핵화 논의가 다시 6자회담의 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홍 위원은 "현재 실무협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잡아놓은 얼개에서 실무적인 부분을 처리하는 개념으로 협상의 틀을 재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김 대사의 역할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전체 의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추려내 그것을 합의문 형식으로 조율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협의에 최 부상이 북측 대표로 나선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지난 24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저격하며 정상회담 재고려 가능성을 경고하는 담화를 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정상회담 취소를 결정하는데 빌미가 된 인물이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보유해 북한 대미외교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최 부상은 북한 권력서열 3위 내각 총리를 지냈던 최영림의 수양딸이자 외무성 '실세'로 알려졌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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