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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가면 뒤에 민노총 있다"…직원끼리 싸우는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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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12일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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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을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 사이에도 내분이 일고 있다. 기존의 대한항공 노동조합과 '갑질' 논란 이후 결성된 '직원연대'가 '외부세력 개입'을 두고 서로 갈등하는 모양새다.

27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가면을 통해 실체를 감추고 있다. 민주노총이 우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한항공 내부 분열과 반목 조장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조 전 전무의 갑질이 수면위로 올라오며 총수 일가에 대한 제보가 빗발치자, 대한항공 직원 일부는 카카오톡을 통해 방을 만들고 '총수일가 사퇴'를 주장하는 촛불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가면을 썼다. 노조는 집회 때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간부가 집회를 준비하고 사회를 보는 등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사실을 왜곡하고 조직 내분을 유발하고 있다"며 "노조에 대한 왜곡된 사실 유포에 따라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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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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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직원연대는 25일 촛불 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를 창립한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노조의 탄생"이라고 자평했다. 직원연대는 대한항공 노조가 성명 등을 발표하기 전 대한항공 사 측과 공유하는 등 '어용노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연대는 23일 박창진 사무장의 조합원 제명 무효 소송을 진행하며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갈등은 더 깊어졌다. 박창진 사무장은 2014년 조현아 전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의 '땅콩 회항' 피해자다.

이에 대한항공 노조는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당 노동조합을 음해·저해 및 저속한 표현을 이용해 계속된 유언비어를 날조하며 조합원들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직원연대의 목소리도 대한항공 전 노조원들의 목소리인가”라고 반문하며 "뒤에서 노조와 회사를 해하는 직원연대에 우리 1만여 조합원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기를 엄중히 경고한다”고 맞섰다.

대한항공에는 3개 노조가 있다. 객실·운송·정비 등 각 분야 노동자들이 속한 일반노조(한국노총)와 조종사 노조(민주노총), 조종사 새 노조(공군 출신)다. 이날 성명을 낸 일반노조는 대한항공 2만여 직원 중 1만962명이 소속된 가장 큰 노조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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