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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심석희 “요즘 힙합에 푹 빠져… 삶의 목표는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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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던 몸과 마음 회복하는 중

여행하며 자연에서 ‘초록 충전’도

빙상장 가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막상 타니 대표 선발전 1위

“믿어준 팬들에 보답하고 싶어요”
한국일보

심석희가 지난 22일 서울 오륜동 한국체대 실내빙상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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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21ㆍ한국체대)에게 지난 한 주는 여러 감정이 교차한 시간이었다. 22일 첫 공식 팬미팅에서 200여명의 팬들과 진솔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지쳐있던 심신을 회복했다. 이튿날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 결과 발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자신을 때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수사 의뢰 사실이 알려지며 악몽의 순간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24일엔 경찰 조사에도 임했다.

힘든 과거와의 만남이 고통스러울 법도 했지만 22일 서울 오륜동 한국체대 실내빙상장에서 만난 심석희는 오히려 의연했다.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라는 한 팬의 질문에 “현실을 비관하지 않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은 것처럼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

심석희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병원도 다니며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있다”며 “힘들었던 2017~18시즌이었지만 나 자신을 믿고 이겨낸 것 같다”고 밝혔다. ‘초록’을 가장 좋아하는 심석희답게 여행을 통해 자연을 벗하며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원래 시즌이 끝나면 해외로 나가려 했는데 수업을 받아야 해서 국내를 둘러봤다”며 “여행 가본 곳 중에선 자연과 함께 근대역사도 살펴볼 수 있었던 군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심석희가 22일 팬들 앞에서 스케이팅을 선보이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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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는 20대 초반의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생각을 많이 한다. 그의 인생관을 바꾼 건 과거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의지했던 고 노진규의 영향이 크다. “진규 오빠를 보내고 나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는 심석희는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오늘에 감사하고,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을 만들려고 한다. 힘든 순간을 마주할 때면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힙합에 빠진 것도 노진규의 영향이다. 심석희는 “진규 오빠가 ‘쇼미 더 머니2(힙합 경연프로그램)’를 보면서 따라 보게 됐다. 철학적인 가사가 많고, 공감되는 얘기를 깊이 있게 풀어내는 래퍼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우원재의 ‘향수’라는 곡을 좋아한다”고 했다.

201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7시즌 연속 대표팀 생활,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올림픽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심석희는 또 다시 쉼 없는 질주를 이어간다. 차기 시즌(2018~19)도 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심석희는 “힘들고 쉬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전 당일 빙상장까지 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막상 스케이트를 타니 또 그 순간이 좋았다. 앞으로도 아무런 생각 없이 레이스를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탈 것 같다”고 고백했다.

소치올림픽부터 한결 같이 응원을 보내준 팬들의 존재도 심석희를 다시 빙판 위에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팬미팅 당시 행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석희야, 같이 걷자’라는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자 심석희는 눈물을 쏟았다. 그는 “팬들은 나보다 더 나를 믿어줬다.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찾아와 응원을 해준 팬들도 있다. 이번 팬미팅을 시작으로 계속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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