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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플라스틱 빨대 퇴출!… 지구촌 '공동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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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캐나다·스위스 추진

런던 스타벅스 종이빨대 비치

뉴욕시의회도 금지법안 발의

맥도널드 등 기업들은 반발

이달 초부터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의 54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졌다. 매장 측은 대신 종이 빨대를 비치하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큰 선술집 체인인 'JD 웨더스푼' 역시 연초부터 900여 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뿐이 아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뉴욕 시의회에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나 금속 재질로 대체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다. 캐나다,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빨대 퇴출'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플라스틱 용기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가장 흔한 빨대 사용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지구촌이 '빨대 전쟁'에 들어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

이달 초 영국 런던·맨체스터의 54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왼쪽)가 퇴출되는 등 세계 각지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미국에서만 하루 5억개가 사용된다고 한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오른쪽)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미국 공영 라디오 KU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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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 법안을 내놓은 라파엘 에스피날 시의원(민주당)은 "미국에서 매일 5억개의 빨대가 버려진다"고 했다. 그가 만든 법안은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면 100달러(약 10만8000원)의 벌금을 물리는 조항이 들어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는 내년 6월부터 식당·술집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스위스 뇌샤텔시에서도 같은 제도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알래스카항공이 커피 젓는 막대를 나무로 바꾸기로 하는 등 항공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이다. 지난달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은 빨대와 음료를 휘젓는 막대에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간 인디펜던트가 식당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컵만 쓰자는 '컵 낭비를 줄입시다'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영국은 요즘 친환경 운동이 활발하다.

플라스틱 빨대 금지에 저항하는 기류도 있다. 지난 24일 미국 맥도널드 주주총회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퇴출 안건이 부결됐다. 맥도널드 지분을 갖고 있는 시민단체 '섬오브어스(SumOfUs)'는 전 세계 3만6000개 맥도널드 매장에서 하루 9500만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된다며 퇴출을 요구하는 안건을 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이 안건에 찬성한 지분이 전체의 8%밖에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됐다.

맥도널드는 "친환경 실천에 투입할 재원을 빨대에만 집중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급격한 빨대 퇴출을 실행할 경우 단기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타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식품 포장재 기업 테트라팩은 음료수에 붙이는 플라스틱 빨대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각국 정부에 설명하고 있다. 테트라팩은 "플라스틱 빨대가 일각의 우려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점을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호텔, 항공사, 크루즈선 업체들이 빨대 퇴출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빨대 퇴출 운동이 확산될수록 반발하는 움직임도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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