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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게스 활명수, 왕뚜껑 모자… 2030에겐 '유머 패션'이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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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아이섀도·수박바 립스틱…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名 지어

외국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

직장인 김성인(45)씨는 얼마 전 중학생 조카가 활명수 이야기를 하기에 "소화가 안 되느냐"고 물었다가 트렌드도 모른다는 타박을 받았다. 듣고 보니 소화제 까스활명수와 패션브랜드 게스가 협업해 내놓은 '게스 활명수'라는 상표의 의류 얘기였다. 제약사와 패션 업체가 손잡고 제품을 내놓은 건 국내 처음이다.

'입으면 소화가 될 것 같다' '헛개수와 함께 헛게스도 내놨으면 좋겠다' 같은 반응을 얻으며 지난 1일 출시된 이후 내놓는 대로 매진이다. '짝퉁'을 경고하며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는 옛 광고 카피를 이용한 패러디물을 소비자들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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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의‘부채표’와 패션 브랜드 게스의 삼각 로고를 재치 있게 결합해 디자인 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게스 활명수’제품. /동화약품·게스홀딩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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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유희를 이용한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만화 콘텐츠나 우스꽝스러운 일러스트를 인쇄해 유머를 자아내는 게 유행이었다면 최근엔 직설적이고 입에 금방 붙는 작명이 인기다.

모자 브랜드 햇츠온이 지난해 말 팔도라면 '왕뚜껑'과 함께 내놓은 '왕뚜껑 모자'도 스트리트 패션 마니아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왕뚜껑 컵라면을 뒤집으면 모자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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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주로 공략하는 화장품 업계에선 이름 잘 지으면 제품 수명이 길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에뛰드 화장품의 황토색 아이섀도 이름이 '옥수수 버터구이' '황금 잉어빵'이다. 해피바스에선 롯데제과와 함께 '수박바〈작은 사진〉' '스크류바'라는 립 틴트를 최근 내놓았다. 아이스바 색깔과 비슷한 색의 입술 화장품이다. 삐아 화장품은 갈색 톤 아이섀도에 '신맛' '단맛' '염장' '된장' 같은 이름을 붙여 일명 '코덕(코스메틱 덕후)'을 열광케 했다.

이런 유머 작명은 외국인 소비자들에게도 큰 인기다. 레드, 핑크, 오렌지가 아닌 한글 디자인이 오히려 돋보인다는 것이다. '최애쁨템' '내맘에저장' 같은 유행어로 이름 붙인 화장품 페리페라의 립 제품들은 출시 1년 만에 500만개 가까이 팔렸다. 페리페라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쉽고 빠르게 기억되면서 웃음을 끌어내는 제품을 선호한다"며 "화장품에 1호·2호식 이름을 붙이거나 평범한 색깔 이름으로는 시선을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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