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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해외축구 돋보기]‘신의 선택’ 받은 베일, 울어버린 살라…한 편의 희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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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유럽 챔스 3연패…교체멤버 전락했던 베일 ‘결승골’

리버풀, 골키퍼 실수로만 2실점

살라는 부상…호날두, 이적 시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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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오버헤드킥, 어처구니없는 실수, 부상과 눈물, 불멸의 역사와 좌절….

레알 마드리드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카림 벤제마의 선제골과 가레스 베일의 연속골로 리버풀을 3-1로 물리치며 3년 연속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1992년 현재와 같은 챔피언스리그로 재편된 이후 3연패를 달성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가 처음이다. 최근 5년간 4번을 포함, 역대 13번째 우승.

■ 베일, 벤치에서 영웅으로

한 리버풀 팬은 “폼은 일시적이고,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 격언을 증명한 선수가 베일이었다는 게 리버풀의 불운이었다. 올 시즌 그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교체멤버로 전락해 있었다. 후반 16분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스코를 빼고 베일을 투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3분 뒤 베일은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종료 직전 쐐기골은 리버풀 골키퍼 카리우스가 준 보너스. 베일은 클래스를 증명했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베일은 “나는 매주 경기에 나서고 싶고, 여름에 에이전트와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의 선전포고였다.

■ 카리우스의 악몽

카리우스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은 채 일어나지 못했다. 동료에게 패스하다 벤제마 다리를 맞고 들어간 선제골, 정면으로 날아온 공을 놓친 베일의 쐐기골. 두 번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평생 유령처럼 그를 따라다닐 것이다. 리버풀 선수 그 누구도 쓰러진 그를 일으켜 세워주지 않았다. 그는 키예프에서 가장 당황하고, 넋이 나가고, 외로운 존재였다.

■ 행복하지 못한 호날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것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과거형에 주목하라. 호날두는 개인 역대 최다인 5번째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6연속 득점왕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CR7(호날두의 애칭) 챔피언스리그로 불러야 한다”는 게 그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호날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순간에도 그는 중심이 아닌 오른쪽 가장자리 끝에 있었다. “인생이 꼭 영광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는 호날두. 잔칫날에 떨어진 폭탄이었다.

■ 살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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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사진)의 결승은 30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마치 유도 업어치기를 하듯 그를 넘어뜨렸고, 살라는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교체돼 나가는 살라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살라의 부상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집트엔 다행스럽게도 살라의 월드컵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2주 정도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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