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고위급→군사→적십자회담…남북대화도 다시 본궤도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남북관계 전망

남북간 현안들 불거져 마찰음

한미군사훈련 등 빌미로 삐걱

북 종업원 송환 악재 남았지만

‘판문점 선언’ 이행 의지 재확인

고위급회담 6월1일 개최 못박고

장성급·적십자회담 가속 공식화

8·15 이산상봉 성사 전망 밝아져



한겨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웅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쪽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다. 6월1일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장성급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연이어 열기로 했다. 16일 북쪽의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통보 이후 주춤하던 남북관계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북쪽은 “판문점 선언이 하루빨리 이행되도록 쌍방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해, 최근의 남북 사이 논란을 극복할 ‘기준선’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련됐음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하고, △고위급 회담 6월1일 개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 북쪽도 이날 <조선중앙통신>(중통)과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고위급회담 6월1일 개최 등 관련 합의를 확인했다. 북쪽은 특히 “부문별 회담들도 가속적으로 추진”이라고 강조해, 대화 재개의 속도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사실 ‘4·27 판문점 선언’엔 고위급 회담 등의 조속한 개최(1조2항)와 적십자회담(1조5항), 5월 중 장성급군사회담(2조3항) 개최가 이미 적시돼 있다. 하지만 이런 합의 내용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려고 개최 예정이던 16일 고위급회담이 북쪽의 일방적 연기 통보로 무산돼 남북관계의 교착 국면이 지속돼 왔다. 26일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과 후속 회담들을 “조속히”, “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한-미 군사연습 기간에 어려운 국면이 조성됐지만 다시 원상 회복하고 (남북 간) 합의를 예정대로 이행하기로 한 것”이라며 “남북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중통>은 “(두 정상이) 현재 북과 남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교환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도 26일 회담 마무리 발언을 통해 “4·27 회담 이후에 우리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짚었다. 최근 남북관계의 교착을 초래한 ‘현안’과 함께 남북관계를 대하는 원칙적 태도를 두루 염두에에 둔 지적으로 읽힌다.

우선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남북 관계 중단을 대미 압박용 수단으로 쓰려다가 북-미 회담 자체가 유실될 뻔 했다”며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미 회담으로 가는 동력을 다시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판문점 선언으로 돌아가자고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북쪽이 남쪽에 제기한 문제로는 △한-미 공군의 ‘맥스선더’ 훈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반김정은·반체제’ 발언 △집단 탈출한 류경식당 종업원 송환 △일부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 전단 살포 등이 있다. 맥스선더 훈련은 25일 마무리됐고, 태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의 자문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다만 북쪽이 공개 제기한 ‘류경식당 종업원 송환’ 요구(북한적십자사 대변인)가 8·15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 성사에 ‘장애물’이 되리라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적십자회담 개최에 재합의한 만큼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남북은 1일 고위급회담에서 장성급회담과 적십자회담을 포함한 분야별 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등 판문점 선언 이행의 속도와 방향을 협의할 전망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