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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김환기 붉은점화 한국미술품 최고가…85억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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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홍콩경매서 13개월 만에 또 자체 경신

1972년 뉴욕 시절 제작…높이 2.5m 대작에 희소한 색조

연합뉴스

[그래픽] 국내 미술품 경매가 1~10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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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역사를 새로 쓴 김환기 '3-II-72 #220'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에 제25회 홍콩경매에 출품된 김환기 '3-II-72 #220'(1972)이 걸려 있다. 희소한 붉은 색조의 대형 전면점화다. 2018.5.16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가 낙찰가 85억 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3-II-72 #220'은 27일 홍콩 완차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25회 홍콩세일에서 85억2천996만 원(6천200만 홍콩달러)에 최종 낙찰됐다. 18%인 구매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국내외 미술계 관심이 쏠렸던 낙찰가 기준 100억 원 돌파는 무산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4월 케이옥션 서울경매에서 김환기 푸른색 전면점화 '고요 5-IV-73 #310'(1973)이 기록한 65억5천만 원이었다.

김환기는 이번 경매를 통해 13개월 만에 자체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2015년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7억2천만 원에 팔린 푸른색 전면점화 '19-Ⅶ-71 #209'를 시작으로 김환기 작품은 지난 3년간 6차례 연속 최고가 기록을 썼다.

이번 경매로 이중섭 '소'에 잠깐 한자리를 내준 국내 미술품 경매가 1~6위가 다시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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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김환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3-II-72 #220'은 김환기 작품 세계가 절정에 이르렀다 평가받는 미국 뉴욕 시절의 전면점화 중 하나다.

세로 254㎝, 가로 202㎝ 대형 면포 위에서 수많은 붉은색 점이 엇갈리는 사선 방향으로 패턴을 이룬다. 상단에는 푸른색 점들이 작은 삼각형을 이루며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3-II-72 #220'은 투명한 진홍빛 색조라 화려하면서도 진중한 느낌이다.

작품의 경매 시작가부터 직전 최고가보다 크게 높았음에도 낙찰된 것은 추상미술 선구자라는 작가의 미술사적 지위에다 희소한 색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환기 전면점화 대다수는 푸른 색조로, 지금까지 파악된 붉은색 전면점화는 넉 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환기 일기에도 '3-II-72 #220' 작업 과정이 꼼꼼히 기록돼 있다.

작가는 1972년 1월 30일 낮에 목재를 사와 틀을 만들었고, 2월 1일 밤 틀에 면포를 매어 그림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작가는 이틀 뒤 작업을 시작하면서 "진종일 비. 100"×80" 시작. #220 Rose Matar"라고 썼다. 'Rose Matar'는 유화 물감 중 로즈매더 색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업은 같은 달 9일 마무리됐다.

작품 뒤쪽에는 '3-II-72 #220'과 'whanki New york'이라고 적혀 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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